양치기 소년이 된 정치인 선거공약 책임 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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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이 된 정치인 선거공약 책임 묻기
  • 조병현
  • 승인 2014.03.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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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솝우화에 '양치기 소년과 늑대'라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며 마을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마을사람들이 모두 소년을 돕기 위해 나섰으나 거짓이었음이 드러났고, 이와 같은 일이 몇 차례 반복되자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소년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양치기 소년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소년은 맡은 바 자신의 임무에 불성실했다. 소년의 임무는 양을 치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양을 치는 자는 양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살피고 이를 충족시키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그런데 소년은 일을 하는 동안 심심해했다. 이런 모습은 자신의 일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을 맡은 자가 심심해하다니 이게 될 말인가?
 둘째, 무능력이다. 소년에게 주어진 일은 양을 치는 일이다. 양을 친다는 것에는 필요를 공급한다는 것은 물론이고, 천적으로부터 양을 지키는 일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하겠다. 성경에 보면 소년 다윗도 양을 치던 시절이 있었는데 사자가 양을 습격하면 쫓아가서 사자의 입에서 그 양을 구했다고 한다. 물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양치기소년은 소리를 치기 전에 늑대로부터 자신의 양을 구하려는 모습을 당연히 보였어야 했다. 
 셋째, 거짓말과 그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 늑대가 나타나 양을 헤치고 있다며 마을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에 사람들은 소년을 돕기 위해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고 생업도 미루어야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소년은 반성하기는커녕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함으로써 마을사람들에게 많은 지장을 주었다.

 ■양치기 소년과 정치인
 사람들이 살면서 국가라는 조직아래서 여러 가지 질서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 정치라고 하겠다. 이와 같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정치인이라고 부르는데, 지방자치제 실시 후 더욱 많아졌다. 이들은 대개 선거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양치기 소년이 된다. 문제는 이들이 했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거짓말)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18대 국회를 보면 197명의원이 4,516개의 공약을 했는데, 정당별로 보면 무소속 42.86%, 새누리당 37.3%, 민주통합당 32.72%, 자유선진당 26.8%, 통합진보당 8.8%의 공약 이행율을 보였고, 공약 완료율은 35.16%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2012.3.9일) 분석해 보면 이들의 공약 중 약 3분의 2는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사태가 이 지경임에도 이들 중 누구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이 없다. 가관인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19대 국회의원이 됐고, 더욱이 분노를 넘어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똑같은 거짓말로 몇 선의 의원들도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대통령도 임기가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 공약의 말 바꾸기가 시작됐다. 기존의 대통령도 수많은 거짓말을 했는데도 처벌을 안 한다. 소년도 수차례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을 산으로 불러 올렸고 대통령도 국회의원들도 지자체 단체장과 기초의원까지도 공약(空約)을 공약(公約)처럼 내세워 유권자들을 현혹했다.
 ■소년(정치인)을 대하는 마을사람들(유권자)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바늘이든 소든 도둑질은 다 나쁘지만, 처음부터 작은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면 자칫 큰 잘못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다. 마을사람들은 소년의 말이 거짓말로 드러났을 때 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똑같은 거짓말을 몇 차례나 저질렀다. 이에 따라 마을사람들은 하던 일도 멈춰야 했고 생업에도 지장을 받았던 것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지방의 기초의원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는 거짓말로 국민들의 시간과 재산을 앗아가고 마음에 상처를 주었음에도 그들은 재산을 증식하고 명예를 얻으며 오히려 건재하다. 이 무슨 악한 경우인가? 국민의 한 두 사람도 아닌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천만 명을 속이는 일을 묵과하다니, 이것은 용서도 관용도 사랑도 아닌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일의 해태(懈怠)요, 그들과 함께 거짓에 동참하는 것이며, 자신과 시대는 물론이요 나아가 후손에 끼치는 죄악이다. 앞으로는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정치인들은 잘못한 게 있으면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의 투표로 그들을(정당, 정치인) 심판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처벌을 면하려는 말의 기술일 뿐이다. 마을사람들이 입은 손해와 상처를 양치기소년이 잃은 몇 마리의 양으로 대신할 수는 없다. 소년이 양을 잃은 것은 자신의 일을 수행하지 못한 데서 왔던 결과이지 마을사람들을 속임으로 끼친 손해에 따라 소년이 받을 지탄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이를 하루 속히 바로 잡아야 할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마을사람들은 소년의 거짓말을 벌해야하고, 국민들은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투표에 의한 심판은 물론 마땅히 형사적 처벌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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