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문제없나-②>폭염속 무모한도전(?)…올해도 안전사고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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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문제없나-②>폭염속 무모한도전(?)…올해도 안전사고 우려된다
  • 투데이안
  • 승인 2009.07.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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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국토대장정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토대장정에서는 여대생 참가자가 사망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탈진과 실신도 잇따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같은 안전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폭염은 계속된다

올해 여름철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폭염일수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국토대장정 안전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기상청은 "우리나라는 7월 하순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가운데 열대야는 평년보다 많이 발생하겠으나 폭염일수는 최근 5년간 평균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달 24일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대구광역시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0일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4~2008년) 전국의 평균 폭염 발생일수는 10.2일이었다. 대부분 7월(34.2%)과 8월(60.9%)에 발생했다. 국토대장정이 진행되는 기간이다.

폭염은 합천 28.2일, 대구 26.8일, 밀양 25.6일 등 경상남북도 내륙지방이 20~28일, 전라남북도 내륙지방이 17~19일 정도로 많이 발생했다. 중부지방과 해안지방은 11일 이내로 상대적으로 발생일수가 적었다.

◇안전한 국토대장정 되기 위해서는?

우선 주최측의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실제로 지난해 주최측이 안전대책 마련에 철저하지 못해 크고 작은 사고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주최측은 하나같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앰뷸런스와 의료진, 호송차량 등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체계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행사에 참가했던 학생들에 따르면 일부 단체가 주최하는 국토대장정은 의료진조차 '자원봉사자'로 채워 간신히 구색만 갖추는 실정이다.

올해 열린 한 국토대장정에서는 의료 담당의사 3명, 의료 보조사 6명으로 의료진을 운용하고 있다. 이것도 의료 자원봉사를 모집해 구성한 것이다.

정해진 일정을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의 강행군도 문제다. 보통 국토대장정의 총 길이는 500㎞내외다. 12박13일 정도의 일정으로 소화된다. 하루 평균 30㎞ 이상씩 걸어야 하는 셈이다.

자신의 체력수준을 면밀히 고려해 '객기'에 가까운 참가는 지향해야 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만큼 힘들고 자신과의 싸움을 요구한다. 하지만 개인의 체력과 무관하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강조돼 왔다. 이는 결국 무리한 행군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해 국토대장정에 참가했던 여대생 A씨(23)는 "하루 종일 걷다보니 정말 죽을 것 같았다"며 "중간에 쉬고도 싶었지만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아프고 힘들어도 계속 걸었다. 나중에는 나 자신이 걷고 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토대정정이 7∼8월에 몰려 있어 다른 시기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시기는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기간이므로 그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장시간 걷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최측이 무더위를 피해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참가자들의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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