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죽여놓은 죗값을 우리는 지금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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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죽여놓은 죗값을 우리는 지금 받고 있다
  • 허성배
  • 승인 2014.08.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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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람의 터전인 줄 번연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옛 우리 선조들은 산과 물을 다스리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래서 치산치수만 잘하면 성군이라는 말을 남겼다. 산과 물은 근원이 같다. 산이 없으면 맑은 물이 생길 리 없고 물이 없으면 산은 제모습을 갖출 수 없다. 그러므로 산과 물만 잘 다스리면 자연은 살아있고 사람은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

 

생명이 유지되게 하는 모든 자원은 자연의 은혜로운 베풂이다. 그런 자연이 지금 파괴되고 오염돼 사람이 살기가 어렵게 돼간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참여 의식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당시 전 문화부 장관 이어령 박사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는 집단은 자신이 포함돼 있으면서도 그 집단행동이 사회적 손가락질을 받게 되면 재빨리 빠져나와 자신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둔갑한다. 산과 들과 강가의 오물을 많은 사람이 버린 것만은 사실이지만 나는 버린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시장 안의 많은 사람이 득실거리는 군중 속에 자신도 섞여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 하는 말이 그렇다. “구더기처럼 많은 사람이 운집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자신도 분명 그 구더기 속의 일원이었지만 구더기는 아니다.

 

우리 강산이 망가지고 오염돼 먹을 물이 없어졌는데. 이런 엄청난 자연의 파괴 현상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하나 없는 가운데 유원지는 말할 것도 없고 바다와 산·들녘·등산로·골짜기 낚시터 등 어느 곳 할것 없이 버려진 휴지와 깡통·음식물 찌꺼기로 물도 썩고 땅도 썩어간다.

녹음이 우거진 계곡은 썩은 물과 쓰레기의 악취로 말로 형언할 수 없다. 도시는 도시대로 차량의 배기가스와 소·먼지며 공장의 굴뚝에서 솟는 아왕산 가스며 폐수로 인해 자연은 제모습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느닷없는 태풍으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은 올여름 바다에서 몰려온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몰려와 해수욕객이 줄어 상인들은 장사를 망쳤다고 울상이다. 이같이 환경오염은 산과 바다 들녘 어느 곳 할것 없이 온통 쓰레기 천국이 돼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연을 그토록 파괴해 놓고도 찾는 것은 결국 자연이다.

 

닭도 자연 닭·달걀도 자연 달걀을 찾는다. 산나물·채소·과일류도 자연식품·무공해 식품이라고 하면 고가로 팔린다. 저질러 놓은 죗값으로 자연을 빼앗기고 인제 와서 자연을 찾는 우리 인간의 행위가 문제다. 살아있던 자연을 우리가 죽여놓은 죗값을 우리가 받고 있다.

 

수년 전 필자는 대만을 다녀온 일이 있다. 대만의 자연은 우리나라와 비교도 안 된다. 우리나라 경북과 경남을 합친 넓이도 못 되는 작은 섬인데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험한 산이 60개도 더 되며 섬의 1/3 이상이 산악지대이다. 도시며 농촌·산촌·어촌 어느 곳을 가보아도 국토를 잘 가꾼 흔적이 있다.

 

휴지 한 장·담배꽁초 하나 발견할 수가 없다. 그런 모습들은 자연환경이 삶의 터전임을 극명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대규모의 일부 기업체들이 감시의 눈을 속여 중금속 폐수를 배출하다 적발되는 등 부끄러운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뿐인가? 신 환경 무공해 농산물이라고 표딱지까지 붙여놓은 각종 과일과 채소류 등을 어느 방송국에서 모두 거둬 과기처와 같이 정밀검사를 한 결과 심지어 백화점에서까지 신 환경무공해라고 표를 붙여 가격도 비싸게 팔고 있는 신 환경 농산물의 80% 이상 농약 성분이 검출된 사실이 최근에 보도돼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당국의 자금지원 지정을 취소했다고 알려졌다.

 

이 땅의 졸부들이 선산 치레 한다고 산을 허물고 돈 많은 골퍼에 의해 산이 허물려 산사태로 서민들의 가옥과 목숨까지 앗아간 사실도 있다. 양만 업자들이 바다를 오염시켰고. 내수면의 가두리 양식업자들이 강과 저수지를 오염시켰다.

 

자연은 어느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현재는 우리들의 것이지만 장차는 후손들의 것이다.

우리와 우리 후손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누가 파손하는가. 망가진 자연을 원상 복구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그들의 양심선언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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