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정치 아닌 경제 논리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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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정치 아닌 경제 논리로 풀어야
  • 허성배
  • 승인 2014.09.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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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칼럼니스트

  문민 시대는 정치 논리의 시대인가 보다. 국민 정서라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아무리 경제 논리에 맞는 정책일지라도 정치 논리에 어긋나면 끝장이다. 정부의 역점 사업이라던 규제 완화도 미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던 개방도 정치 논리에 부닥쳐 좌초되고 마는 수가 허다하다.

  그러나 정치 논리는 그리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국내 산업 보호를 주장 하면서도 수입품의 가격이 높다고 아우성치는 것이 정치 논리다. 수입품의 가격이 낮출수록 국내 산업이 불리해 짐에도 불구하고 또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잘 봉사하기 바라면서도 비효율적 기업의 도태(淘汰)는 원치 않는 것이 정치 논리다.

  경쟁은 적정 하게 하고 정부는 기업의 도산(倒産)을 막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도산의 위험이 없다면 기업의 효율성도 기대할 수 없다. 경제의 논리는 경쟁의 논리다. 일부 국민은 경쟁이란 말에 못마땅할지도 모르겠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사회는 살만한 사회가 아니라고. 그러나 경제 논리가 말하는 경쟁은 그런 경쟁이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더 잘 봉사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경쟁이다. 기업끼리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들은 더 좋은 대접을 받게 된다. 소비자들을 더 잘 받을 고자 하는 경쟁에 과당 경쟁이 어디 있으며 무엇이 과잉 투자란 말인가. 경제 논리는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라고 요구한다. 판단을 잘못했으면 망해야 하고 잘했으면 부자(富者)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 논리로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 너무 큰 부자가 있어도 안 된다. 그렇다고 망하는 사람이 있어서도 안 된다. 그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경제 논리와 정치논리 간의 갈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학자들은 원시 종족이나 화석 연구를 통해 집단주의와 온정주의가 인간의 무의식 깊숙이 깔린 본능임을 밝혀냈다. 정치 논리는 그런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제논리에 기초한 개인주의 사회보다 서로 돕고 사는 따뜻한 사회를 원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집단주의나 온정주의에 기초한 정치논리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그것을 주장하는 학자.정치인은 정의로워 보인다. 논리가 치밀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거기에 공감한다.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고 스스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겨난다.

  그러나 경제논리는 동조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국민 정서에 잘 맡지 않기 때문이다. 가진 자 이익을 대변하는 것쯤으로 매도(罵倒)되어 버리기도 한다. 정치논리와 다른 점이 있을 때 자신이 옳음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은 늘 경제논리 쪽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경제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없다.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경제논리를 주장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이 돼 버렸다.그러나 정치논리 많을 주장하는 일부 정치권의 분구 공산 폐(糞狗空山吠)가 지나치면 여 · 야 공동 패(與野共同敗)는 물론 민초낭갑폐(民草囊匣閉)까지되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것이다.

  16세기 이후 영국과 스페인이 걸어온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당시 두 나라 모두 봉건제에서 절대 왕정으로 넘어가는 비슷한 상황에 있었으나 택한 길은 아주 달랐다. 영국은 경제논리에 바탕을 준 자유와 개방을 택했다. 그 결과 그들은 가장 먼저 산업 혁명을 이루었으며 스페인을 누르고 세계를 제패했다.

  반면 지금의 우리처럼 방대한 관료제와 보호주의를 택한 스페인은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또 영국의 경제 논리를 우선 하는 전통이 신대륙에서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국을 만든 것과는 대조적으로 스페인의 전통은 중남미 국가들의 낙후로 이어졌다.

  경제논리를 무시하고서 우리가 세계열강 대열에 동참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주장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제논리를 주장 하다가도 정치인이 되면 정치 논리로 돌아선다. 물론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 않으면 표를 잃을 테니까? 그러나 무작정 국민 정서를 좇기보다 국민에게 옳은 길이 무엇인지를 설득해야 할 책무와 큰 사명을 가진 사람이 바로 국회의원님들과 정치지도자들인데 국회를 해산하라는 국민의 함성과 경고를 정치경제논리의 특권 등을 하루속히 내려놓는 것만이 나라가 부강하는 길이요. 더욱 훌륭한 경제논리는 성공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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