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세계 태권도 문화 엑스포 '과제 많다'
상태바
제3회 세계 태권도 문화 엑스포 '과제 많다'
  • 정복규 칼럼
  • 승인 2009.07.13 2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3회 세계 태권도 문화 엑스포가 7월 3일부터 10일까지 전주와 무주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행사를 통해 무주 세계태권도 공원의 성공적인 조성 분위기를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충분히 받고 있다. 실제로 전북이 태권도의 성지임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개선해야 될 과제도 많았다. 첫째, 곳곳에서 시간 낭비가 많았다. 특히 무주 리조트의 방 배정 시간은 너무 길었다. 무려 3시간이 넘었다. 이날 조직위는 좁은 공간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숙소 배정을 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숙소 배정은 선수들의 숙소 배정이 끝난 후에 했다. 따라서 자원봉사자들은 무거운 짐을 갖고도 쉴 곳이 없어 전전했다. 참가자 대부분은 이미 전주에서부터 다소 피곤해 있는 상태다. 잠시라도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들도 선수단과 함께 방 배정을 해야 한다. 방 배정은 컴퓨터 작업으로 준비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작업이 절실하다.

선수단이 전주 실내체육관에 들어가기 전에는 40분을 체육관 밖에서 대기했다. 선수단은 지루한 시간을 더위 속에서 기다렸다. 무주 개막식도 마찬가지다. 행사장에 도착한 후 2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개막식을 했다. 중간에 계획됐던 행사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방 배정이 늦어진데다가 중간 행사까지 없어지면서 시간 낭비가 많았다. 물론 모든 일정은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행사 직전에 변경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알려주어서 시간 낭비를 줄여야 한다.

둘째, 같은 날 사물놀이가 두 번씩 출연했던 점도 시정해야 한다. 부안에서 있었던 사물놀이가 겨우 몇 시간 만에 실내체육관에서 다시 나온 것이다. 두 번째 사물놀이가 나오자 참석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밖으로 나갔다. 겹치기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식상함을 줄 뿐이다. 차라리 판소리 한 대목을 했으면 훨씬 분위기가 좋았을 것이다.

해마다 프로그램을 전면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최소한 1 - 2개 프로그램이라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미국 노래, 중국 노래, 러시아 노래 등 다수 참가국의 노래를 불러주면 대회 열기가 한층 고조될 것이다. 가수 초청도 검토해야 할 때다.

셋째, 퍼레이드 직전 덕진 종합경기장 정문에 주차 단속요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 누군가 승용차로 정문을 막아놓아 선수단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데도 속수무책이었다. 선수단을 태운 버스 10여대는 대책 없이 경기장 정문 앞에서 기다렸다. 일부 차량은 다른 문을 찾기 위해 경기장을 다시 한 바퀴 돌았으나 허사였다. 토요일이라 정문 경비실 근무자도 없었다. 결국 선수단은 정문 앞에서 내려 행사장까지 걸어가야 했다.

넷째, 모든 숙소는 선수와 자원봉사자들을 가까운 곳으로 배치해야 한다. 흩어져 배치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주 리조트의 경우 5개국 선수들과 자원봉사자가 사방으로 떨어져 있기도 했다. 당사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은 당연하다.

다섯째, 비전대 화장실이 너무 불결했다.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외국인들은 물론 자원봉사자들에게도 크게 불쾌감을 주었다.

여섯째, 비전대와 전주대 구간은 상당이 먼 거리다. 비전대에 숙소가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선수들 숙소가 있는 전주대까지 걸어가야 한다. 승용차가 있는 사람들은 상관이 없다. 문제는 승용차가 없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젊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승용차가 없다. 이들 대부분은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 전주대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일곱째, 수송을 담당한 운전요원들에 대한 소양교육이 절실하다. 일부 운전사들은 수송거리나 장소를 놓고 자원봉사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여덟째, 해외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사전 소양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도자들과 자원봉사자들끼리도 갈등을 빚는 일이 생겼다. 최소한의 예의를 가지는 일은 쌍방 모두에게 중요하다. 극히 일부지만 지도자들 가운데는 내국인 자원봉사자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일이 있었다.

더욱 수준 높은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국제대회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전북매일신문 논설위원 )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