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들이 '연쇄 추가범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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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시민들이 '연쇄 추가범죄' 막았다"
  • 투데이안
  • 승인 2009.07.1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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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시민들로 인해 자칫 연쇄 추가범죄로 이어질 뻔 했던 사건이 발생 12일만에 마무리됐다.

장난감 권총을 이용해 지난 1일 새벽에 전북 전주시 효자동 인근에서 택시기사를 위협한 뒤 현금 5만원과 택시를 빼앗아 달아났던 A씨.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의 추적을 받아온 A씨는 1차 범행에 나선 지 11일만인 지난 12일 새벽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려다 복병을 만나게 됐다.

자신이 들이댔던 권총이 장난감 권총인 것을 눈치챈 택시기사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항하자, 택시에서 내려 도주하려 했지만 택시기사에 덜미를 붙잡히게 됐다.

택시강도를 힘겹게 붙잡고 있던 택시기사는 때마침 인근을 지나가던 또 다른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A씨를 경찰에 무사히 인계했다.

위험을 무릎쓰고 강도를 잡은 택시기사들로부터 A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경찰은 A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은 뒤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사건 발생 10여일째를 넘기고 있던 사건을 용감한 시민들로 해결된 것에 대한 안도의 한 숨이기도 했지만, A씨의 수첩에서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추가범행 계획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A씨를 잡은 용감한 시민들이 없었다면 범행계획표대로 추가범죄가 발생 가능성이 진행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A씨가 자신의 수첩 7월 일정표에 상단과 또 다른 페이지에 적어놓은 내용에는 범죄표적으로 추정되는 대상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그 첫번째 범행 대상으로는 A씨는 역시 택시를 두 차례에 걸쳐 노렸다. A씨가 그 다음 범행 대상으로 삼고 있었던 표적은 '편의점'으로 보인다.

편의점 다음으로 A씨가 수첩에 적어놓은 것은 '골드'와 '새마을'로 경찰은 아마도 이것이 '금은방'과 '새마을금고'를 염두해 놓은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또 A씨는 '새마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주점'을, 여섯 번째로 '식당(아줌마)'를 적어놓고 범행 성공여부에 따라 이 계획표대로 강도행각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갔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경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만약 A씨가 자신이 수첩에 적어놓은 여섯 번째까지 성공했다면 또 다른 범행 표적을 생각하지는 않았을 까 하는 고민의 흔적도 수첩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는 것으로 살펴볼 수 있다.

A씨는 '식당(아줌마)'까지 적어 놓은 뒤 일곱 번째 대상을 적어 넣으려다 빈 공간으로 남겨 놓은 것을 볼 때 그럴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범행대상으로 차례대로 나열해 놓고 그 순번에 따라 택시를 첫번째 범행으로 삼았던 A씨의 치밀함과 조바심도 수첩에서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범행에 사용할 장비에 이동경로 등을 적어놓은 것도 그럴 뿐더러 A씨는 자신의 범행행각이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에 CCTV를 상당히 경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이유는 A씨가 수첩에 '카메라(CCTV)확인'이라는 문구와 'CCTV'라는 단어를 두 번씩이나 적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A씨가 용감한 시민들에 의해 붙잡히지 않고, 경찰의 추적도 따돌렸으면 수첩 7월분 달력 상단에 적어놓았던 "목표: 1000만원"을 달성할 때까지 이같은 범행계획을 계속 진행됐을 것으로 보여 시민들에 의한 검거가 추가범죄를 차단하다는데 그 공이 매우 크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전주덕진경찰서는 13일 A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전북경찰청 이동선 청장은 이날 택시강도를 검거한 공로로 택시기사 2명에게 표창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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