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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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후진국
  • 이동우
  • 승인 2015.01.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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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정치학박사 이 동 우

사회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로 저명한 독일계 미국인 ‘에리히 프롬’(Erich S. Fromm)은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잘 사느냐 못 사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소유(own)가치를 추구하느냐 존재(being)가치를 추구하느냐로 가름 된다”고 했다. ‘존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추구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가 선진국이고 ‘소유’의 가치를 다른 가치보다 더 우선 시 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는 후진국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일단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별하는 기준은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접근하는 방법과 기준 그리고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생각나는 데로 적어보려는 이유는 이제 우리도 ‘선진국’ 소리를 들어 봤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에서 이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사람을 수단(手段)이 아니라 목적(目的)으로 대하라”고 했다. 선진국은 사람을 목적으로 대하지 수단으로 대하지 않는다. 더 설명할 것 없이 ‘세월호’ 참사는 사람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 일부 추악한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상징적 사건의 결정판이다.

 

싱가포르나 일본 국민들은 높은 질서 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다문화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민 의식과 공동체 정신으로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구축하고 있고, 일본도 지진과 방사능 유출이라는 재난 속에서 공동체를 위하여 법과 질서를 지키는 놀라운 시민정신을 보여준다. 선진국은 일정한 룰에 의해 질서 있게 돌아간다.

 

선진국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정신이 일반화 되어있다. 영국의 상류층 자녀들은 국가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전쟁터로 나아갔고, 미국의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이 주도하고 있는 ‘기부 서약’(Giving Pledge) 단체에는 수많은 억만장자들이 자신의 재산 50%를 기부하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권력이 분산되어 있고 예측 가능한 사회가 선진국이다. 옛날 고을 수령(守令 : 원님, 사또)은 행정권과 사법권을 동시에 수행하였다. 우리나라는 형식적으로 3권이 분립되었지만 잠시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대통령의 권한이 고대 국왕과 큰 차이가 없다. 시스템(제도)에 의해서 공정하게 움직여야 하는 사회는 힘 있는 일부 사람에 의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선진국에서는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와 먹을거리에 장난(?)치는 사람에 관해서는 어떠한 사회적 법률적 관용이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 노약자, 여성, 장애인, 부정불량식품의 유통 등 우리는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지낸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후진국은 불균형과 쏠림 그리고 천박한 권위주의가 만연한 나라이다. 지구상 어디에도 전체 인구의 1/4이 수도에 모여 사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는 경기도까지 포함하면 1/2이 수도권에 모여 산다. 우리나라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이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역 불균형’ 때문이라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동감하고 있다. 또 요즘 자주 보도되는 이른바 ‘갑질’은 우리가 ‘존재’ 보다는 ‘소유’ 가치를 중시해서 발생한 병든 사회현상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회학자들은 ‘프랑스’를 전형적인 선진국의 모습을 가진 국가라는데 이견이 없다. 간략하게 살펴보자.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G7 회원국이고 문화는 유럽의 중심이며 외교는 UN상임이사국 5개국에 속해 있다. 정치제도, 각종 복지수준, 교육제도, 식생활, 스포츠, 시위문화를 보아도 선진국이 아니라고 꼬투리 잡힐만한 것이 별로 없다.

 

프랑스는 정규직 과 비정규직의 월급 차이가 없고 여름휴가는 대부분 4주-6주를 여유 있게 즐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나이와 성별 차별이 당연히 없다. 프랑스는 의료보험 제도를 국가가 운영하여 국가가 모든 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간단한 질병에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병원비는 모두 무료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응급 환자가 있으면 의사가 응급환자 집으로 달려오는 나라가 프랑스이다.

 

이 외에도 선진국 ‘프랑스’가 부러운 이유를 소개하자면 지면이 모자란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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