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심려(優愁 心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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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심려(優愁 心慮)
  • 허성배
  • 승인 2015.01.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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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 논설위원

  누구나 항시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 그러나 이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는 모양이다.

  한의(漢醫)에서 이르는 말 가운데 『사람은 우수 심려(優愁心慮) 때문에 늙는다』고 했다. 근심이 없으면 늙지 않는다는 말이오. 심려를 줄이면 한결 젊음을 지닌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로일로(一怒一老)나 비슷한 비유일 것 같다. 마음의 여유 그것도 느긋하게 마음의 걱정을 없애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첩경이라는 뜻

  걱정은 사람이 젊게 살려는 욕망보다 더 큰 욕심에서 우러나온다고 했다. 욕심 이란 자기 분에 넘치는 것을 탐내는 것이라 했다.

 노력은 적게 하면서 많은 수확을 기대하는 것이 바로 욕심. 하지만 우리 사회 일각에선 끈질긴 부조리 척결 운동에도 불구하고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배금 사조(拜金思潮)가 팽배해 있다. 터무니없는 욕심이 깊숙이 깔린 것이다.

  단적인 예로 전국에는 대지 2백50평에 건평 1백 50평 이상의 대형 호화 주택이 5백30여 채에 이른다는 것. 이중 에서 약 12%인 40여 채가 재력 등을 바탕으로 건축법에 따른 증축 또는 개축 허가 절차 등을 깡그리 뭉갠 채 멋대로 수선했다고 알 여지고 있다.

  그것까지는 그래도 이해한다 치자 그러나 대지 1천8백 평에 건평 3백60평으로 시가 1백억여 원을 호   가 한다는 데는 하늘을 우러러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다.

  주택 보급률은 잠깐 뒤로 미루고 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주택 건평은 13.7평 미만이 무려 32.7%에 이르고 있다. 15평 미만이 전체의 64.9%인 2백93만여 채 30년 이상의 노후 주택이 40%를 훨씬 넘는 실정이고 보면 생각할수록 기가 찰 노릇이다.

 게다가 요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전세 대난에 가격마저 천정부지로 폭등. 집 없는 서민들을 절박하게 하고 있는 이 와중에.

  호화 주택이 지역별로는 서울이 80%나 차지하고 있다니 전북 지역은 몇 채나 될까? 그렇다고 용인 돼도 괜찮다는 뜻으로 통한다는 것은 아니며 이 때문에 양극화 현상은 날이 갈수록 서민들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이에 대오각성(大悟覺醒)을 바라면서 차제에 『멋』을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찻잔을 채우는 것이 멋이 아닌 듯. 호화 주택에 사는 것만이 꼭 멋은 아니다.

  무엇인가 아쉬운 듯한 곳에서 나눔의 정신을 갖는 멋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 자기 심리(自己心理)보상이라 했다. 웅장하게 집을 짓는 다든가 대문을 거창하게 꾸민 다든가. 전집류(全集 類)의 책을 전시용으로 마구 사들이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돈이 많다고 해서 빈부 격차를 조장하고 황금만능주의에 빠진다면 더욱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돈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오늘날에도 할 수 없는 단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즉 생명이다.

 목숨은 하늘의 뜻이다. 암이나 심장병에 걸린 억만장자가 억만금을 주고 단 하루 많이라도 더 살고 싶어해도 할 수 없는 것이 생명의 철학이 안이겠는가! 이토록 돈으로도 권력이나 의지력으로도 단 일 초 도 늘릴 수도 없고 주릴 수도 없는 것이 생명이라는 진리를 알아야 할 것이다.

 잠시 눈을 들어 저 산과 들 하늘과 땅 그리고 넘쳐 나는 모든 생명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바라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삶의 평화를 누리며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면서 욕심 없이 순리대로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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