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의 비극
상태바
공유지의 비극
  • 이동우
  • 승인 2015.01.28 1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객원논설위원/정치학박사 이 동 우

지구상의 사막 중에서 가장 넓고 아프리카 대륙의 1/3이나 차지하고 있는 사막이 ‘사하라사막’이다. 이 사하라사막은 약 6,00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던 비옥한 땅이었다. 이는 사하라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에 그려져 있는 코끼리와 기린 같은 동물의 모습과 사람들이 들판에서 가축을 기르는 모습으로 알 수 있다.

 

학자들은 사하라가 사막이 된 가장 큰 이유를 기후의 변화라고 지적한다. 거기에다가 과도한 목축과 농사로 인해 결국은 사막이 됐다. 이른바 “공유지(公有地)의 비극”이 일어난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을 처음 세상에 알린 사람은 미국의 생물학자 ‘가렛 하딘’(Garrett Hardin)이다. 그는 1968년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공유지의 비극’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인류가 ‘지하자원, 초원, 공기, 바다에 있는 물고기와 같이 모두가 함께 사용해야 할 자원을 마구잡이로 남획·소비함으로써 이제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하딘’은 이 ‘공유지의 비극’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어떤 마을에 전체 100마리의 양(羊)을 기를 수 있는 마을 공동의 초원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마을의 모든 농가는 이곳에서 양을 기를 수 있다. 이 때 각 농가는 자신의 양을 이 공유지에서 가능한 많이 키우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100마리 이상의 양을 기르면 풀이 다시 자라지 못해 황폐해진다. 따라서 마을의 농가들은 모두 100마리가 넘지 않는 선에서 양을 길러야 한다.

 

이 때 각 농가는 공유지에 자신의 양을 더 방목해서 생기는 이익과 비용을 비교해서 이익이 비용보다 많다면 더 방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대로 비용이 이익보다 많으면 더 방목하지 않게 된다. 각 농가의 이익은 공유지에서 양을 길러 파는 돈인데, 이를 10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만일 마을의 농가가 부담하는 비용이 100만 원 이상이면 각 농가는 공유지에서 더 이상 방목을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양의 수를 늘리는 추가 방목으로 얻는 이익은 각 농가가 혼자 차지하지만, 비용은 다른 농가와 함께 공동으로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 각 농가가 부담하는 공동비용은 크지 않다. 1/n로 나누어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농가의 이익이 공동비용보다 크므로 농가들은 공유지에서 양을 더 기르게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공유지는 어떤 양도 기를 수 없는 황무지가 된다. 즉 개인의 이익 추구가 모두의 이익을 감소시켜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공유지의 비극’이 지금 우리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바다가 넓기 때문에 물고기를 계속 잡아도 없어지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많이 잡히던 쥐치, 명태, 정어리 등이 사라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고기를 마구잡이로 싹쓸이 잡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하여 바다의 온도가 상승한 것도 일정부분 이유가 된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실패했다고 검증이 끝난 ‘신자유주의의’ 이념에 사로잡혀 남을 짓밟고 자기만 살아남을 길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어 사회 각 부문에서 ‘공동체정신’이 파괴·실종되어 가고 있다.

 

하루빨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공동체정신’을 새롭게 찾아내고 일상생활 현장 곳곳에서 ‘공동체정신 회복운동’을 펼쳐야 한다. 그 길만이 이 땅에서 ‘공유지의 비극’을 막고 찢겨진 우리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첩경(捷徑)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