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지식인이 나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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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지식인이 나라 이끈다
  • 허성배
  • 승인 2015.03.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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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어떤 나라든지 정의롭고 양심적 지식인들이 나라를 이끌고 간다.

  구소련 반체제 핵물리학자 고“안드레이 사하로프”(Andrei Sakharov) 박사 탄생 93주년을 맞은 지난해 추모행사가 러시아에서 성대하게 벌어졌다고 한다.

사하로프 박사가 살던 모스크바 아파트 근처는 꽃을 바치려고 몰려든 인파로 한 때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모스크바 음악 연주 홀에서는 국립교향악단 주최로 추모 음악회가 열렸다. 또 사하로프 박사의 마지막 유배지였던 요구니 소보고 로드 시(市)에 있는 사하로프 기념박물관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하로프의 유품이 전시되었다.

  사하로프는 수소폭탄을 개발. 소련정부로부터 영웅칭호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1968년 스탈린과 히틀러 그리고 마오쩌둥을 인류에 대한 사악한 범죄자로 규정한 논문을 발표 반체제 운동의 기수로 활동하면서 구소련 정부와 등을 지게 되었다.

  그는 197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1979년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비판하다가 7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1986년 고로바쵸프 집권 후 페레스트로이카 즉 개혁 개방정책으로 선회하면서 그는 유배생활에서 부인과 함께 풀려났다.

  당시 고로바쵸프 서기장이 직접 사하로프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고 유배생활이 끝났음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는 조국 소련에 수소폭탄을 만들어 줌으로써 국가영웅으로 일평생 존경과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반체제 활동에 나선 것이다. 양심과 정의감에 따라 그는 자유를 속박하고 약소국을 침공하는 소련의 정책을 비판하는 반체제 활동을 줄기차게 전개했다.

  러시아에서는 지금 시점에서 사하로프 박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고 한다. 사하로프 같은 참된 지식인들이 요구되는 시대라는 주장과 시대가 변했으니 사하로프는 지나간 역사 속 인물로 잊혀야 한다는 두 갈래 상반된 주장들이 맞서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이론적인 논쟁이고, 사하로프가 위대한 선각자이며 양심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로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스탈린시대 유배지 수용소 군도를 써서 소련체제의 악랄한 인권탄압과 억압 통치를 고발한 솔제니친과 함께 사하로프 박사는 러시아의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그가 솔제니친과 같은 작가와 함께 정부의 불의에 저항하고 격렬한 비판을 퍼부었기 때문에 구소련 억압 공산체제가 붕괴하고 지금의 자유와 민주정권 탄생의 길이 열렸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국가와 정부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밝혀준 그들의 공로는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안락과 카리스마를 내던져 자유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살신성인의 위대한 희생정신을 우리나라 위정자들이나 지성인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하로프라는 이름은 국가의 불의와 싸워 정의와 양심을 대변한 우뚝한 석학이요. 사회운동가로서 인류역사에 길이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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