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역량모아 메르스 위기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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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역량모아 메르스 위기 극복하자
  • 신영규
  • 승인 2015.06.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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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 규/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감염환자 한 명에서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문제는 이미‘대란’으로 번졌다. 10대 환자가 처음 발생했고 경기, 서울, 대전, 전북, 전남, 부산에 이어 심지어 청정지역 강원도 원주와 속초까지 환자가 확인돼 전국으로 메르스가 퍼졌다. 멈추지 않는 메르스 확산세에 대한민국이 떨고 있다.

 14일 오전 현재 국내 메리스 환자는 145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14명이다. 뿐만 아니라 추가된 환자 중에는 4차 감염자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에서 전파된 환자들이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총력 대응을 위해 부분적으로 병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가 14일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이 이송요원은 지난 2일부터 메르스 증상을 보였음에도 지난 10일까지 9일간 계속 근무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메르스 환자 중에는 임신부와 경찰관이 있는가 하면,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의사가 두   명이나 있다. 하지만 의사 한 명과 경찰관의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고 한다. 이들은 현재 인공호흡기를 달고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도대체 메르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이기에 대한민국을 이토록 공포로 내모는가? 메르스에 감염된 한 의사는 메르스 증상에 대해“몸살이나 독감과는 차원이 다른 통증”이라고 했다. 보통 독감은 열이 나더라도 잠시 내리기도 하고, 기침도 하다가 안 하다가 하는데 메르스는 기침ㆍ가래는 밤낮 멈추지 않고 38도 이상의 고열이 계속되는 데다 오한도 심하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다는 것이다.

 메르스 여파로 경제도 타격 받고 있다. 관광, 유통, 소비 등에서 그 영향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이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하는 등 한층 강화된 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내놓고 있는 홍콩은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하고 한국행 단체여행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극장과 백화점, 음식점에도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대규모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수학여행단 방문이 연기되는 등 업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상인들은 작년엔 세월호 때문에, 올해는 메르스 때문에 장사를 망쳤다고 울상이다.

 메르스 환자가 최초 입원했던 평택 성모병원만 초기 격리하고 공개했어도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감염 환자가 날개를 달고 휘젓고 다니도록 방치했다. 발병과정이나 병원 등의 정보도 철저히 숨겨왔다가 뒤늦게 공개했다. 메르스 공포가 번진 데에는 무능 정부의 책임이 크다. 발병 초기에 컨트롤타워도 없이 우왕좌왕하다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공무원의 무사안일과 오락가락 발표, 불투명한 정보 공개는 국민의 불안과 공포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메르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는 금물이다. 과도한 불안감 조성은 사태 수습에 도움이 안 된다. 지금까지 발생한 확진 환자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병원 안에서만 감염됐다. 또 확진 환자 중 완치 퇴원자도 나왔고, 다른 환자 2명도 상태가 좋아져 퇴원을 준비하는 상태라고 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중앙과 지자체, 경찰 간 공조체제를 최대한 활용해 환자 추적관리에 구멍이 없도록 총력을 쏟아야 한다.
  또 하나 메리스 괴담 유포를 막는 것과 함께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사이버 상엔 바셀린을 콧구멍에 발라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 없는 괴소문이 나돌았다. 무분별 언행으로 사회 불안을 키우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는 뜻이다. 대중교통의 일부 승객은 손수건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재채기의 기초예절조차 지키지 않는다. 다중이용시설 이용 행태도 매한가지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10대 경제 강국’을 넘본다고 자부하던 나라를 국제사회로부터 걱정과 우려 섞인 시선을 받는 처지로 전락시켜버렸다. 창피할 일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로부터의 시선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다. 적잖은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제2의 세월호라고 부른다.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메르스 사태의 출발점은 단 한 명의 환자였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명의 환자를 놓치면 그동안 피땀 흘린 방역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메르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국민의 역량을 모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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