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체감물가가 더 높게 느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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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체감물가가 더 높게 느껴지는 이유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6.02.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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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기 호남지방통계청장, 설맞이 물가동향 현장점검
“등심 1등급은 국내산 기준으로 500g에 45,000원, 요즘 쇠고기값이 금값이야. 대파는 40cm 이상 되는 것 중에서 1kg 기준으로 저번주 2,000원이 였는데 이번주에는 폭설과 한파 때문에 1,000원이나 올랐어!”설 대목을 앞두고, 소비자물가에 대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다.호남 및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조사의 총 책임자인 호남지방통계청 백만기 청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전주시 중앙시장에 찾아가 설주요 성수품에 대한 물가동향을 직접 점검하고 시장상인들의 고민을 들었다.또한 백 청장은 이 날 설 제수용품으로 주로 사용되는 쇠고기, 돼지고기, 조기 등 주요 농축수산물과 사과, 배, 나물 등 신선식품을 직접 구매하면서 그동안 소비자물가조사에 협조해주신 상인들게 고마움을 전했다.하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의 분위기는 예상과 다르게 국민들이 느끼는 반응은 달랐다. 지난해 물가지수 상승률은 0.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실제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체감물가가 더 높게 느껴지는 이유, 심리적인 요인 무시못해소비자물가지수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품목 481개의 가격변동을 평균적으로 종합한 것이다. 따라서 통계청은 매주 품목별로 지정된 조사규격에 대하여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가격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만들어진다.또한 판매시간대에 따른 혹시 모를 가격변동을 고려하여 농축수산물은 전국적으로 같은 시간대에 조사를 하며, 실거래 가격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일일이 대상처를 방문해 조사품목들을 직접 확인하는 등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하지만 매번 정부에서 발표하는 물가지수에 비해 체감물가가 더 높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크게 평균에 대한 인식의 오류, 그리고 심리적인 요인 이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먼저 체감물가와의 차이를 설명하기 이전에, ‘평균(平均)’이라는 대표성을 간단하게 짚어보자. 평균이라는 것은 데이터의 특성을 파악하기 가장 쉬운 통계치이나 각각의 다양성을 완전하게 표현해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개념이 ‘평균’이기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통계치이기도 하다.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소비지출상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가 높은 상위 481개 품목을 선정하고, 개개품목들이 가구의 소비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의 가중치를 반영해 집계한 평균 수치다. 따라서 개개인이 소비하는 부분은 일부품목이기 때문에 발표되는 지표와 체감 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요즘처럼 기름값이 크게 하락해 전체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더라도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가구는 체감하기 어려우며 자녀가 있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 역시 사교육비 물가변동에 반응하는 수준차이가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처럼 체감물가는 가구의 특성에 맞게 자주 구입하는 품목들의 가격변동을 통해 느끼므로 전체물가 지수와 차이가 있다.또한 소비자물가지수는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예: 전월비, 전년동월비)을 정해놓고 발표하지만 체감물가는 값이 가장 싼 시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경향이 강하다. 추가로 가격의 상승과 하락을 동일하게 반영하는 소비자 물가지수와 달리 사람들은 체감상 가격상승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쉽게 말해 자신의 입장에서 잃는 가치가 더 큰 경우, 즉 값이 가장 비쌀때와 오르는 시점을 더욱 쉽게 기억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농민은 정성들여 키운 배추가 공급과잉으로 값이 하락하는 것에 민감하지만 소비자는 김장철을 맞아 배추값이 상승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치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동일한 상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지만, 체감물가는 가격변동뿐만 아니라 제품품질의 향상, 가구원수의 증가 및 자녀성장 등에 따른 지출액 증가분까지 물가상승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 소비자물가지수가 가진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통계청은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5년 주기인 가중치 개편주기를 단축해 가구의 소비구조 변화상을 반영했으며, 생활물가지수 및 신선식품지수 등 보조지표를 함께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금년에는 온라인 소비 트렌드 확산에 맞춰 대형마트 및 온라인 거래업체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온라인물가지수를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어떤 지수도 체감이라는 차원에서 모든 현상을 완벽하게 반영하기는 불가능하기에 통계청의 고민이 보통이 아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오늘도 설주요 성수품에 대한 물가조사를 하기 위해 현장 곳곳을 누비는 통계조사관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대한민국 모든 가구가 행복한 명절을 보내길 빌어본다. /서윤배 기자(사진)매주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하는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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