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은 내 몸의 건강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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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은 내 몸의 건강지표
  • 박상배
  • 승인 2016.07.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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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 과장 박상배

먹을거리가 다양해짐에 따라 인체의 각종 이상 신호를 냄새, 색깔, 묽고 된 정도를 통해 알려 주는 대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는 왕의 대변을 매일 체크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변의 상태를 보면 내 몸의 어떤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있으므로, 더럽다고 생각하지 말고 변기 물을 내리기 전에 변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위장관 질환을 알아내는 지표
대변은 위장관 질환을 알아내는 지표이자 우리 몸 건강의 척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대변은 건강 상태를 알아보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10~20대에서는 더운 여름철에 변 색깔이 이상하거나 설사,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때 대변을 보고 물을 내리기 전에 체크해 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대변의 모양과 색깔, 냄새이다.
변비란 대변이 일주일에 두 번 이하로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설사는 기간에 따라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설사, 4주 미만인 경우를 급성 설사로 분류한다. 콩처럼 작고 딱딱하거나 작은 콩알이 붙은 것처럼 울퉁불퉁한 변이 나온다면 변비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변비는 여름철 다이어트를 하는 10대 후반 여학생과 20대 젊은 여성 사이에서 흔히 나타난다. 찐득찐득한 죽 같은 변이나 덩어리 없이 물만 나오는 변은 설사 증세이다. 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38.5도 이상의 고열이 나는 경우, 이틀이 넘도록 쉬지 않고 계속 설사가 나오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설사는 지나치게 많은 섬유질 섭취, 심한 스트레스, 상한 음식 섭취, 위장의 염증, 불결한 위생 관리로 병균이 우리 몸에 들어온 경우 발생하기 쉽다.

대변의 색깔과 냄새로 알아보는 건강상태

◆ 시큼하고 비린내가 나는 경우
변에서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소화불량, 비린내가 난다면 장출혈 증상일 수 있다. 소화불량 환자는 위산 과다로 대변에 산 성분이 섞여 나와 시큼한 냄새가 나고, 대장에 출혈이 있으면 변에 피가 묻어 나와 피비린내가 난다. 방귀 냄새와 구취가 심한 경우는 정상인보다 장내 메탄가스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니 방귀가 잦으면 소화불량 증세를 의심해야 한다.

◆ 방귀나 대변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경우
장이 들러붙은 장유착증이나 만성 설사가 있거나 평소 육류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는 경우 장내에 변이 오래 머물면서 발효되기 쉽다. 이로 인해 나쁜 균이 증식하고 좋은 균이 감소해 방귀나 대변에서 지독한 냄새가 날 수 있다. 간혹 변에서 유황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고기를 먹은 후 소화 과정에서 유황 가스가 생성되었기 때문에 나는 것으로, 대장 질환 증세는 아니다.

◆ 변이 검고 끈끈한 경우
변이 검고 끈끈하다면 식도, 위, 십이지장에 출혈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혈액이 위를 통과할 때 위산과 반응해 검게 변하면서 변 색깔까지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평소 속이 자주 쓰리고 소화가 안 되면서 검은 변을 본다면 소화성궤양에 의한 출혈이나 위염에 의한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출혈 부위에 따라 대변은 선홍색부터 검붉은 색까지 나타난다. 선홍색 피는 항문이나 직장, 하부대장의 출혈일 수 있다. 치질이 있는 사람의 경우 변기 물이 빨개질 정도로 많은 피가 나오기도 한다. 대장 위쪽에 출혈이 있으면 변이 검붉은 색을 띤다.

질병의 신호인 변비
질병의 증상으로 변비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장 속에 암 덩어리가 증식해 변을 막고 있거나 직장이 막히는 질환,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해지는 질환 등이 있을 때가 그렇다. 만약 갑작스러운 변비로 변비약을 복용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실천해도 한 달 이상 변비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과 파킨슨병이 있으면 변비가 잘 생긴다. 중장년층에게 혈전과 변비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고, 손 떨림과 변비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파킨슨병 증상일 수 있다. 식사를 거르지 않고 잘 하는데도 일주일이 넘도록 변을 보지 못한다면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해졌거나 죽어서 생기는 대장무력증일 수 있다. 이 증상은 발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선천적으로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하거나 변비약의 오남용을 원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대장운동은 정상이지만 직장이 막히거나 열리지 않아 변이 나오지 못하는 ‘출구폐쇄형 변비’도 병원에 가야하는 증상이다. 이 증상은 변을 보고 싶어서 아무리 애를 써도 변이 나오지 않고, 속에 변이 없더라도 뱃속에 변이 남은 것처럼 변의를 느낀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럴 경우는 직장 구조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생활 습관으로는 고치지 어렵고 병원을 찾아 치료 받아야 한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성인의 경우 하루 20~30g 정도의 식이섬유를 섭취하여 대장운동이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올바른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장내시경 등 대장 검사를 통해 변비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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