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침투하는 무더위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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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침투하는 무더위 질병
  • 박설
  • 승인 2016.07.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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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과장 박설

슬슬 발동 걸린 더위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폭염은 신체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평소 지닌 만성질환의 증상을 증폭시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올 여름 무더위를 현명하게 나게 도와줄 건강정보에 대해 알아보자.

뇌졸중 발생의 사각지대, 여름
뇌졸중은 겨울에만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더위에 장시간 시달리면 우리 몸은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피부 쪽 혈관을 연다. 외부로 피가 몰리게 해서 열을 발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고 체내 주요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할 수 있다. 심장병이나 뇌경색 위험이 평소보다 높아진다는 의미다.
뇌졸중으로 진단받은 6,02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계절별 추이를 조사한 결과, 한여름이 한겨울에 비해 뇌졸중 발생 수가 많거나 비슷했다. 더운 여름철이 뇌졸중 발생 사각지대인 셈이다.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게 되면 수면양이 부족할 수 있는데, 6시간 이내로 수면할 경우 뇌졸중 위험이 두 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겨울보다 여름에 발병률이 높은 요로결석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일수록 수분이 부족하고 혈액의 농도가 진해져 요로결석이 잘 발생한다. 잔 돌멩이 같은 결석이 신장에서 방광으로 내려가는 요관에 잠복해 있다가, 탈수 증세로 소변양이 줄면 결석이 방광 입구를 꽉 틀어막아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그러다 대다수가 예방과 치료법을 잘 몰라 신장 기능의 손상 등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옆구리 부위의 극심한 통증, 소변을 볼 때 심한 배뇨통과 배뇨 곤란 혹은 메스꺼움, 구토 등이 발생한다. 결석의 크기가 작으면 물을 많이 마셔 자연스럽게 배출되도록 유도할 수 있으나 정밀 추적과정 없이 요로결석을 장시간 방치할 경우 신장 기능의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결석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약 2L의 물을 마시고, 육류나 염분의 과다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냉방병은 예방이 최선
여름철 이유 없는 두통, 전신피로, 소화불량, 설사, 복통, 근육통, 생리통, 부종 등에 시달린다면 냉방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진 곳에 오래 있으면 자율신경계의 기능 이상을 초래해 호르몬 분비와 스트레스 조절 반응에 이상을 일으키게 된다. 또 냉방기의 제습 기능으로 습도가 낮아지면 코 점막 등을 통해 각종 유해균이 잘 침범한다. 대형 건물에선 레지오넬라균 등 각종 병원균과 유해물질이 밀폐된 공기조절장치를 통해 순환되므로 냉방병에 쉽게 걸린다. 냉방병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냉방기구 사용을 중단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긴소매 옷을 입어 찬 공기가 피부에 닿지 않게 하며, 틈틈이 몸을 움직여 근육의 수축을 막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게 좋으며, 에어컨 필터는 세균이 번식하기 좋으므로 2주 간격으로 청소해야 한다.

무더위로 인한 열손상 일사병·열경련·열사병
일사병은 더위 먹은 증상 중에 가장 위험한 신호로 땀이 안나는 상태에서 실신하는 경우다. 독거노인 폭염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급격한 열 충격으로 체온 조절 기능이 사라졌다는 징후다. 폭염이 몸 안에 그대로 들어와 체내를 급속히 달구는 반면 피부는 서늘할 정도로 차갑다. 이럴 때는 즉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찬물 등으로 체온을 빨리 떨어뜨려야 한다. 열경련은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전해질 이상으로 온다. 환자를 그늘진 곳으로 옮겨 이온음료나 물을 마시게 한다. 의식이 없다면 아무것도 줘선 안 된다. 열사병은 몸의 표면보다 체온조절 중추의 체온이 상승한 것이다.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어 열이 증발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열사병은 직접 태양에 노출되는 등 장기간 강한 열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노인, 소아, 만성질환자에게 특히 위험한 질병이다. 초기에는 맥박이 강하고 빠르게 뛰지만 점차 느리고 약해진다. 점차적으로 의식이 저하되며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고, 후기증상으로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단,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발견한다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토에 의한 이물질이 기도를 폐쇄할 수 있기 때문에 도를 확보해야 한다. 시원하고 환기가 잘 되는 곳으로 이동시켜 젖은 수건이나 선풍기 등으로 빠른 시간 내에 체온을 낮춰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장질환, 당뇨, 천식,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 만성질환자는 무더운 여름철에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져 질병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이뇨제, 혈압약,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 약물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대낮의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고 이상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휴식을 취하여 현명하게 여름을 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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