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건의 시작과 끝은 112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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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의 시작과 끝은 112로부터
  • 허정찬 기자
  • 승인 2016.08.10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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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경찰서 112상황실 "컨트롤타워 역할 충실"

 

종합상황실 직원들

 『112는 1957년 7월, 체신부의 협조로 서울시경과 부산시경에 수신번호를 ‘112’번으로 하는 ‘비상통화기’가 설치되면서 도입된 이후 지난 60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결과, 연간 1,900여만 건에 이르는 신고를 처리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의 비상벨로 자리매김하였다.』/편집자 주

 ▲완벽한 상황지휘·골든타임 확보
군산경찰서 112종합상황실(이하 상황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문구다.

빨강, 노랑, 검정색 등 원색을 사용한 문구는 마치 구호 같기도 하고 다짐 같기도 하다. 일일 군산경찰서에 접수되는 200여 건의 112신고는 각양각색의 형태를 띠다보니 어느 하나 허투로 다룰 수 없어 ‘완벽한 상황지휘와 골든타임 확보’를 상황실의 근무신조로 삼았다고 한다. 이들의 업무는 112신고 접수에서 종결까지 현장을 통제하고 총괄하는 역할로 군산경찰서 관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강력범죄와 교통사고 등 112신고 건은 이들의 손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
상황실은 14명(경정1, 경감4, 경위5, 경사4)으로 구성되어 실장과 관리반을 제외한 12명이 4조 2교대 근무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12신고가 떨어지면 단시간 내에 신고내용을 파악해야 하는 정확한 판단력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조치와 지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통제력, 그리고 무전을 통해서 현장경찰과 교감을 해야 하는 통신능력 등이 필요한데 112요원들은 여러 기능을 경험한 평균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라고 한다.
근무교대시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 사항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기상상황, 계절·시기·시간대별 치안수요 추이에 따라 그날의 112신고 상황 및 내용 등을 예측해 보고 관련부서 당일 근무자(형기차, 과수반, 여청수사팀, 사이버 등) 현황확인 및 연락체계 구축, 주요 집회 현장책임자 및 경력배치 현황 확인, 주요 공지사항이나 시스템 업데이트 내용 확인, 무전기 등 통신수단의 정상작동 여부확인, 인접경찰서와 측방무전망 작동상태 확인, 차량의 112시스템·112순찰차 신속배치 시스템(IDS: Instant Dispatch System) 정상작동 여부 확인 등 철저한 사전준비에다 오랜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가 가미돼 112신고 접수 시 거기에 맞는 최상의 조치를 이끌어 낸다. 

▲112총력대응은 선택과 집중
2016년도 상반기에 군산경찰서에 접수된 112신고 건수는 전년도 동기간에 비해 14.7% 증가한 36,912건에 이르며, 그중 살인·강도 등 강력 범죄 신고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6% 증가한 1.6%에 해당한다고 한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발달할수록 112신고나 강력범죄는 증가추세로 양질의 치안서비스를 제공받고 범죄로부터 안전해지려면 사회안전망인 경찰관 증원이 필수요건이며 권한과 책임이 일치토록 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이 국민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박승찬 상황실장은 강조한다.
이 정부에선 경찰력 2만 명 증원을 공약하고 착실히 수행하고는 있지만 날로 증가하고 흉포화 세계화하는 범죄에 대응하기엔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K-POP’이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열풍으로 이웃나라가 들썩이고 ‘치맥’을 즐기려는 외국인이 광장을 메꾸고, 성지 순례하듯 드라마 촬영장소가 관광명소가 되는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지만 치안한류 역시 만만치 않다. 얼마 전 필리핀에서 발생한 우리교민 피살사건에 대한민국 수사요원들이 파견돼 단시간에 범인을 검거토록 과학수사 기법을 제공한 것이나 외국 경찰청장이 경찰청을 방문해 치안기법 등을 전수받고 가는 것을 보면 치안한류 세계화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경찰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선택과 집중에 의한 112총력대응’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2,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비상벨
지난 6월 초순경 점심 무렵 한 여성이 봉고차에 감금당한 채 끌려간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A씨와 B씨는 3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로 B씨가 더 이상 만나주지 않자 A씨가 B씨의 주거지에 찾아가 집 앞에서 B씨를 차량에 태우고 내려달라는 요구를 무시한 채 도주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112요원들은 즉각 총력대응체제로 돌입해 근접 순찰차를 현장에 출동토록 조치하고 도주로 차단을 위해 긴급배치 및 인접순찰차, 형기차 등 가용경력을 총 동원시키고 차량 알리미 등록과 인접 서에 전파해 공조를 요청한 다음 신중을 기해 피해자와 전화연락을 통해 GPS 개방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해져 전방 도주로 차단을 지시했다고 한다.
교통관리계 외근2팀 요원들은 ‘투르 드 코리아’ 국제 사이클 대회 질서유지 근무를 막 끝내고 식사도중 용의차량이 익산방향으로 도주한다는 무전을 청취하고 즉각 추격을 시작해 발생지로부터 30㎞ 지점에서 도주 중인 피의차량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들은 평소 교통사망사고 예방 등을 위해 관내를 부단히 순찰한 덕에 지름길과 샛길 등 지리감이 밝아 단숨에 피의차량을 따라 잡았는데 상황실에서 인접 서에 공조를 요청했던 터라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고 대기하던 경찰관들과 합동으로 용의차량을 안전하게 검거하고 피해자를 무사히 구출했다고 한다. 사건발생서 검거까지 불과 23분이 걸렸다. 국민의 비상벨인 112가 제대로 작동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신고자가 ‘정확한 위치와 현재 상황을 알려줘야’ 한다. 112신고시 구체적이고 정확한 위치를 모를 경우 주변의 도로 표지판이나 큰 건물명, 잘 보이는 큰 간판명, 전봇대 관리번호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범죄에 따라 대응방법도 차이가 있기에 피해상황 및 피해자 상태 등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범죄신고는 112, 경찰 민원 상담은 110
경찰청은 얼마 전부터 기존 112접수 코드를 4개에서 5개로 세밀하게 분류하여 대응하고 있다. 이는 중요사건에 경찰력을 최단 시간 내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도 올해 상반기에만 군산경찰서 112신고 건 중 27%에 해당하는 수치가 장난·허위신고이거나 민원상담 신고라고 한다. 거의 100건 중 27건이 경찰의 출동이 불필요한 신고로 어처구니없는 경찰력 낭비를 초래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군산경찰서는 범죄 신고는 112, 경찰 민원 상담은 110으로 걸어줄 것을 당부했다.
허위신고의 경우 사안에 따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형사입건 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나 경범죄처벌법에 의한 6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을 받을 수 있으며 즉결심판에 회부될 경우 2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민사소송까지 병행한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견학코스 1번지 112 상황실
건축된 지 23년 만에 환경개선을 한 군산경찰서 112 상황실은 견학코스 1번지이기도 하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각급 기관장, 판사님들까지 경찰서를 방문하면 으레 상황실을 제일 먼저 방문해 달라진 환경 속에서 브리핑을 듣는다. 112요원들도 쾌적하게 바뀐 환경 속에서 업무에 매진하며 각종 성과물을 쏟아내며 무한질주 중이라고 한다. △전국 최초로 속보사항 등 현장 지휘력 향상을 위한 상황관리관용 체크리스형 매뉴얼 7종 제작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중요사건별 실무형 대화식 매뉴얼 10종 제작 △여성안전 대책을 위한 도심공원 등 112신고 위치표지판 확대 설치로 신고 사각지대 해소 △사회적 이슈사건의 유형별, 기능별 기관합동 불시 FTX 실시로 총력대응태세 유지 등 수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오늘도 군산경찰서 112종합상황실은 위민치안(爲民治安)을 위해 24시간 물샐 틈 없는 관제로 안전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군산=허정찬 기자·cldn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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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봉 군산경찰서장

“경찰이 취급하는 모든 사건은 112신고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112신고라는‘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한다면 현장대응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112요원에게는 어떤 상황에서 신고전화가 걸려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신고자가 원하는 핵심을 신속·정확하게 파악해 대처하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상황실을 경찰서의 심장부이자 컨트롤 타워라고 부릅니다”
김동봉 경찰서장은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심장이 멈추면 신체의 기능이 멈추고 뇌사상태에 빠지듯 상황실이 멈추면 경찰의 기능도 멈출 수 있기에 112상황실을 경찰서의 심장부라고 부르며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6개월 전 첫 방문한 상황실을 보고 매우 실망했다고 토로한다. “각종기기 뒤로 전선과 통신선이 얽히고설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수백가닥의 전선이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화재가 날 것만 같았어요. 거기에다 112요원들의 책상조차 낡고 어긋나 있어 방치하면 심장부가 정지할 것만 같아 지휘부에 건의하고 청 실무자 등을 초빙하여 상황실을 견학시키고 설득하여 환경개선 예산을 특별히 지원받아 2주 만에 초현대식 상황실로 개선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서장은 상황실이 쾌적하게 변하자 112요원들의 근무의욕도 덩달아 고취돼 각종 성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신속 정확한 지휘를 통해 중요범죄를 조기에 해결하는 등 튼튼한 심장부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한다. 또한 타 과 직원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유명세를 타 청사 방문객들의 견학코스가 되었다고 귀띔한다.
김 서장은 “사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환경을 개선하면 근무자의 마음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면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법”임을 강조한 뒤 “주민이 편안한 안전한 군산을 만드는데 112상황실이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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