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 매체와 커뮤니케이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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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 매체와 커뮤니케이션(2)
  • 허성배
  • 승인 2016.10.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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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논설위원

그러나 같은 인쇄 매체 책이 “핫 미디어”라면 신문은 “쿨 미디어”다. 한 사람의 고백형식인 서적에 비해 신문은 집단고백형식을 취하고 있고. 그 내용에 있어 텔레비전처럼 모자이크 적이다. 잡다한 제목과 크고 작은 활자•사진•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 등 서로 관계없는 기사 내용이 들어 있어 독자들을 적극적으로 참가시키고 개입도록 한다.
또 방송 매체 중 라디오는 청취자의 참가 도가 높으며 그들을 열광시키는 쿨 미디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역시 핫 미디어로 보아야 한다. 21세기 전파시대의 총아는 역시 텔레비전이다. TV매체가 현대사회의 심리적•사회적 환경에 큰 충격과 변화를 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제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되었다. TV는 전기시대의 대표적이며 핵심적인 쿨 미디어로 이를 통해 인간은 그의 감각기능을 전면적으로 동원하여 총체적 인식을 하는 이상적 상황에 도달하게 되었다.

1초간에 300만 개의 점(點)을 시청자에게 보내는 TV 영상은 매 순간 사람들의 감각을 강렬하게 참가시키고 이 참여는 지극히 운동적이고 촉각적이다. 더욱이 전 세계를 횡적으로 일시에 연결해주는 인터넷이나 TV 전파는 마치 사건 현장에 우리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감으로써 시차(時差)와 객관적 판단의 여유를 박탈한다. 생방송이나 우주중계가 도입되어 온 세계는 지리적 원근과 상관없이 하나의 촌락으로 축소되었다.
TV를 “바보상자”라 부르며 일부 지식인들이 냉소하는 것은 수긍 되는 점이 없지 않지만 이미 인류문명발전사의 한 장(章)을 차지한 텔레비전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TV에 성애물(性愛物)이나 범죄프로그램이 넘치든 교육•교양적인 내용이 지배적이든 TV라는 매체 자체가 끼치는 영향력은 마찬가지다.
텔레비전은 특히 창조적으로 참가하려는 반응을 촉발하는 미디어이며 한 사건에 공통으로 참여케 하는 강한 흡인력을 지닌 매체다. TV는 문자 문화를 함유하고 함유치 못하는 사람들의 분리를 극복하고 모든사람의 감각을 평등하게 하나로 통합시키게 함으로써 21세기가 민주 자본주의 사회 형성에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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