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신선식품 보다 생필품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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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 신선식품 보다 생필품이 대세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7.01.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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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세트 전년대비 19% 감소..식용유.삼푸 등은 늘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이번 설 대목에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신선식품보다 생필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계가 청탁금지법 제정 초기부터 줄기차게 제기했던 농축산물 소비 감소 우려가 이번 설 대목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설 이전 유통성수기 대비 수급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최근의 선물세트 소비 동향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설 선물 성수기인 지난 13~18일 6일간 설 특판 선물세트 판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과일은 전년 설 대목 동기 대비 19%나 줄어들었다. 축산물 역시 12%가 감소해 이번 설 대목에 농축산물 소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비교적 값이 저렴한 식용유 등의 식품은 8%가 증가했고, 치약이나 샴푸 등의 생필품은 14%나 늘어났다. 가격대로 봐도 5만원 이하 세트는 평균 4% 증가했으나 5만원 초과 세트는 평균 2% 감소해 청탁금지법 시행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선물 홍보 책자의 메인을 기존 과일류 등 신선식품에서 치약이나 양말 등 저가의 생활용품으로 바꾸는 등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선물 판매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과일 선물세트 역시 저가의 수입과일로 대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이런 현상은 산지와 도매시장에서도 고스란히 감지되고 있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에 따르면 평년 설 대비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도매시장에서의 매기 역시 움츠러들며 최악의 설 한파가 농산물 시장에 불고 있다는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송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상인은 "유통업체에서 5만원에 물건을 맞추려고 해 가격 지지가 되지 않고 있고, 매기도 설이 맞는지 모를 만큼 가라앉아 있다"며 "과일 소비의 가장 큰 대목인 설에 물량이 제대로 출하되지 못하면 상반기 내내 과일업계가 침체될 수 있고 만일 추석에도 설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되면 올해를 넘어 장기적인 과일 시장 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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