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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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 바란다
  • 장세진
  • 승인 2017.03.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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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지난 달 말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전북재단)이 발표한 ‘2017지역문화예술 육성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선 ‘최근 2년간 1회 이상 지원받은 자’ 배제를 들 수 있다. 필자는 지난 해 2014년 지원받았다는 이유로 2016년 사업에서 아예 탈락했는데, 좀 이상하다. 2013년 ‘최근 3년간 1회 이상 지원받은 자’ 배제일 때도 2011년과 2014년 3년 단위로 지원받아 책을 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3년 주기의 지원은 개인 예술가에게 너무 열심히 창작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제약이다.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이지만, 썩 이해되지 않는 제약이라 할 수 있다. 어차피 선정률이 턱없이 낮은데, 아예 신청자격조차 박탈하는 것은 맞지 않다. 2010년처럼 ‘전년도 개인지원 수혜대상자’로만 제한하는 격년 휴식년제가 필요하다.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재정적 보탬이 되게 하자는 것이 전북재단의 지원사업 취지라 할 때 그렇다. 유독 개인 예술가 지원에만 적용하는 그런 규정은 결과적으로 문인들의 창작열을 꺾고 있는 셈이어서 문제다. 1~2년 단위로 책을 펴내는 일이 잘못은 아닐 것이다. 무릇 글쟁이라면 그렇게 열심히 창작활동에 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시집과 산문집의 동일한 지원 액수도 문제다. 대개 시집은 산문집 판형보다 작은 규격에 100여 쪽의 책자로 출판된다. 그에 비해 수필집이나 소설집 등 산문집은 보통 시집보다 큰 판형으로 300쪽 내외의 책이다. 기본적으로 판형이나 쪽수 등 시집과 수필집, 소설집 등 산문집은 제작비에서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실제가 그렇다면 아무리 지원사업이 출판비 일부 보조라 하더라도 차등을 둬 지원해야 합리적이다. 특히 수필집이나 소설집에 비해서도 더 두꺼운 책인 경우가 많은 평론집조차 시집과 똑같은 액수의 지원금이다. 면밀한 검토는커녕 도맷금으로 일괄 처리한 인상을 풍긴다. 누가 봐도 좀 이상한, 그래서 받아도 뭔가 찝찝한 기분이 채 가시지 않는 지원이다. 
그런데 똑같은 동인지인데도 액수 편차가 심한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하다. 가령 ‘석정문학’ 30호는 4백만 원인데 반해 ‘한국미래문학’ 28집, ‘행촌수필’ 32호 등은 그 절반이다. 또 ‘군산문학’ 34호, ‘모악에세이’ 16집 등은 3백만 원이다. ‘문맥’은 48~49호 두 권인데도 1권 지원액수인 3백만 원에 불과하다.
이미 발간된 그 책들을 다 갖고 있는데, 페이지나 회원 및 필자 수 등이 비슷하다. 어떤 기준으로 편차가 많게는 두 배까지 나는 등 그렇게 큰 지 필자로선 도저히 알 수 없다. 그야말로 엿장수 마음이란 생각마저 든다. 도대체 이런 계산법은 누구 작품인지도 궁금하다. 특검의 블랙리스트 수사가 놀라움과 충격을 안겨준지 얼마나 됐다고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것은 새 발의 피라 할 만큼 결정적으로 이해 안 되는 지원도 있다. ‘11인의 테마소설집’에 지원되는 7백 5십만 원이 그것이다. 제목으로 보아 주제가 같은 11편의 소설이 한 권에 수록되는 단편소설집일 듯하다. 이럴 경우 보통 단행본 기준으로 300쪽 내외의 책자가 될텐데, 무려 7백 5십만 원이라니 누가 봐도 전혀 납득되지 않는 심사결정인 것이다.
이와 다른 문제도 있다. 전에 없던 주민등록초본 온라인 제출이 그것이다.  이것은 발급받아 스캔을 하는 등 컴퓨터에 익숙치 않은 고령 신청자에겐 또 다른 벽이 될 수 있다. 도내 거주 여부 확인용 같은데, 선정 후 해도 큰 지장이 없다. 자꾸 간소화되는 것이 좋은 법이다. 없던 걸 새로 만들어내는 건 좋은 행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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