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찬의 감성일기-6월 단상(斷想)>폐지 줍는 노인은
상태바
<이희찬의 감성일기-6월 단상(斷想)>폐지 줍는 노인은
  • 이희찬
  • 승인 2017.06.25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땅거미 깔리는 도심 속 거리
고달픈 삶을 쌓아 놓은 듯

손수레에 폐지를 수북이 싣고
힘겹게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에서
뭔지 모를 죄책감과 함께
우리의 아픈 역사가 밀려온다
 
우리 사회는
일제 강점기의 혹독한 시련
누구도 생사를 가늠할 수 없었던 6.25전쟁
보릿고개의 굶주림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낸 노구의 한 방울 남은 기력마저
쏟아내도록 거리로 내몰고 있다
 
오늘 날 우리는
생사를 넘나드는 민족의 시련 때마다
강철같이 극복해온
저 노인 세대의 값진 희생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가난은 각자의 몫인 양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성직자의 고행과 같은 삶을 이어가는
슬프고도 강인한 노인의 모습에서
우리의 가슴을 저미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언제 편하게 살아본 적이 있었어야지
 바람이 있다면
 그저 자손들이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라고
 남한테 짐 안 되게 살아가는 것이지”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