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유보통합의 정책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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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유보통합의 정책적 과제
  • 옥필훈
  • 승인 2017.07.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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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전대학교 옥필훈 교수

유보통합(幼保統合)이란 교육부 소관인 유치원과 보건복지부 소관인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1990년대부터 논의되어 온 유보통합의 문제는 2009년 국가책임의 보육, 2012년 누리과정의 실시, 2013년 5월 민관합동 유보통합추진위원회의 구성, 2014년 2월 국무총리 소속하에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이 발족되어 그 안에 20년 이상 계속 논의되어 왔으나, 확고한 모습은 현재까지 보여지지는 않는 실정이다. 다만 통합추진과제 중 완료된 것은 결제카드와 정보공시체계의 통합, 평가체계의 통합 등 많은 부분이 진전이 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정과제로는 채택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통령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재까지는 통합방안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 않은 채, 2017년 6월 11일에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주관으로 유아교육·보육 끝장토론이 있었고, 6월 14일에는 유아교육·보육 혁신연대는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은 바 있다. 유보통합의 기본방향은 유치원, 어린이집 시설의 다양한 형태 유지, 학부모 편의성을 고려한 서비스의 질 향상, 2014년부터 단계적 추진 등이다. 아직까지 추진되어야 할 사안으로는 관리부처 재원의 통합, 통합교사 자격체계의 개선 등 어려운 추진과제들이 남아 있다. 해외 통합추진 사례를 볼 때, 먼저 영국에서는 1997년 교육부를 중심으로 유보통합 및 개편이 이루어졌고, 뉴질랜드는 유아교육 및 보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1986년 교육부로 통합되었으며, 스웨덴에서는 1998년 유아기 인적자본 관리 중요성에 중점을 두어 복지부에서 교육부로 이관되었고, 일본에서는 유치원과 보육소로 이원화된 것을 2006년 인정어린이원 제도를 두어 현재는 3원화 상태에 있다.
보육이란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 유아교육과 보육은 어떠한 차이가 나는가 ? UN의 아동권리협약에서는 아동은 한 독립된 인간으로서 최소한도의 기본적 생활을 영위할 뿐만 아니라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는 존재이고,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도의 산업화시대에 걸맞게 여성의 경제활동인구의 증가, 맞벌이가구가 증가하면서 더욱 더 아동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되는 일로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보육사업은 선별주의에서 보편주의 시각으로, 사보육에서 공보육에 대한 요구 증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의 보육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위와 같은 배경에 따라 유보통합에 대한 몇 가지 정책적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취학전 아동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에 관한 것일 것이다. 영·유아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돌봄(care)과 교육(education)이 교차가 되어야 할 분야이지, 최근까지 나온 논의과정 속에서 0~2세는 어린이집이, 3~5세는 유치원에서 서비스를 행한다는 측면은 최대의 수혜자인 영·유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성인들의 싸움을 불식하기 위한 논리일 뿐이다. 생각건대, 현재의 어린이집, 유치원은 존치하되, 일정기간의 한시적인 통합시설의 시범적인 모델과정을 거쳐 0~7세의 취학전 아동에게 단계적인 확대를 통해 정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 사실 누리과정은 급조된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에 이어 유아보육과 유아교육이란 차이가 거의 없다는 학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최근 정부에서 설계하고 있는 사회서비스공단에서 요양보호사나 보육교사를 같은 양성한다는 시각에 대하여 보육계 쪽에서 거센 반발이 예상되어진다. 둘째, 대학교육에서 있어서 교사의 전문성의 양성부분과 처우개선 부분일 것이다. 예컨대, 보육교사 양성은 2014년 1월 1일부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육과목 5과목이 추가되었고, 2017년 1월 1일이후에는 보육교사의 현장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현장실습을 4주 160시간에서 6주 240시간으로 늘어났으며, 보육교사 자격취득과목 17과목 중 9개 과목을 대면교과목으로 지정하고 대면교과목에서는 8시간 출석 수업 및 1회 이상의 출석시험을 의무화하였다. 현재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가운데 앞으로의 유보통합이 이루어지면 처우개선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셋째, 유보통합의 단계적인 준비과정일 것이다. 가칭 유보통합기본법(안)을 마련하여 시설측면에서 가칭 유보통합시설, 통합교사, 주무부처와 재원, 자격증 등에 대한 내용을 통하여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현재까지 불거져 나온 누리과정 예산문제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 상충과 재원마련의 어려움이 상존하듯이, 그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정치적인 합의과정과 관계자들의 이해조정 등이 선결이 되어야 함은 물론 시범적인 모델운영을 통하여 안착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본다.

최근까지 청년실업을 생각하여 볼 때 해외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비해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복지수준이라고 할 때 해외에 나가서 사는 것이 힘들지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 등을 들어다볼 때 우리 청년들은 새로운 시대를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복합적인 문제해결능력, 창의성, 변화주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른 유보통합정책은 어떻게 대비하여야 하는가 ? 앞으로 계속적인 유보통합정책의 논의가 이루지는 가운데, 재원통합, 통합자격체계 등이 일정시점에 해소되어 간다고 하더라도 광화문 정부시대에 걸맞게 국민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보육 및 유아교육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대의 수혜자는 영·유아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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