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너희가 선생님이냐’?‘너희가 교장선생님이냐’에 이어 ‘너희가 교수님이냐’를 다시 쓴다. ‘너희가 교수님이냐’를 처음 쓴 것은 1999년 12월 30일이다. 연세대학교 음대 강 모 교수의 입시부정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던 시기였다. 아니나다를까 입시비리는 연세대만이 아니었다. 서울대?이화여대 등 10여 개 대학 교수 16명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보도가 이어졌다.
그뿐이 아니다. 공대 교수들의 금품수수, 10여 개 대학교 총장과 병원장, 교수 27명이 고가 의료장비 도입때 뇌물을 챙긴 범죄도 있다. 필자는 그런 교수 비리에 대해 개탄한다. “재단측은 교수시켜준다며 거액의 금품을 요구하고, 교수는 교수대로 돈을 밝히는데 혈안이 되어있는게 이 땅의 대학교라면 너무 슬프다. 그런 대학을 가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학생들은 더 슬프다”고.
응당 ‘대통령탄핵 유발자’라 할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에 가담한 범죄자 교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 교수 9명은 이미 징역 2년에서 벌금형까지 소정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호가호위(狐假虎威) 권력에 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수란 자들이 납작 엎드려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니, 이 민주시대에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그뿐이 아니다. 동아일보(2016.8.10.)에 따르면 고려대 A교수는 술에 취한 대학원생 여제자를 연구실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A교수는 경찰조사에서 처음엔 성관계 자체를 부인하다 DNA 증거 등이 나오자 “합의해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제자가 서울 해바라기센터에 성폭행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고소장까지 내 입건됐는데 그 모양이다.
한겨레(2017.6.16.)에 따르면 서울대 국문과 박 아무개 교수는 대학원생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문과 교수 18명은 박 아무개 교수에게 ‘공개사직권고’ 결정을 내렸다. 표절 혐의와 관련해 특정 학과 교수들이 동료 교수에게 공개적으로 학교를 그만두라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박 아무개 교수는 학부생 리포트 표절의혹도 제기되었다.
한국일보(2017.6.19.)에 따르면 서울 J대 대학원 A교수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지원 42개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연구원으로 등록된 제자 20여 명의 인건비 3억 7,400만 원을 꿀꺽했다. 강원지역의 어느 사립대 B교수 역시 2012년부터 4년 간 14개 정부지원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지급된 인건비 1억 6,800만 원을 빼돌렸다.
연합뉴스(2017.8.28.)에 따르면 강원도 모 국립대 A교수는 2011년 1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석?박사 논문 관련 대학원생 31명으로부터 논문 심사비와 실습비 명목으로 5천 890여 만 원을 챙겼다. 또 2010년 1월 중순부터 2014년 9월 중순까지 연구 과제에 참여한 대학원생의 인건비 등 5천 500여 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은 최근 1년 동안 언론에 보도된 각종 몹쓸짓을 한 교수들 모습이다. 비리 교수 퇴출은 당연한 귀결이다. 교수사회는 초?중?고 교단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양심이 살아있어야 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상이 시궁창이라해도 교수는 지성의 상징이고 양심의 보루여야 한다. 그러지 못하니 ‘너희가 교수님이냐’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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