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빠진 청소년 구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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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빠진 청소년 구출 서둘러야
  • 안수영
  • 승인 2017.10.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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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사 안수영

최근 청소년 범죄사건을 처리하다보면 깊은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 인터넷 물품거래 사기 사건을 접수하여 청소년들의 통장거래내역을 살펴보면, 백이면 백 ‘00주식 회사’라는 법인 계좌로 돈이 흘러간 흔적을 발견한다. 인터넷 도박사이트 계좌로 돈을 입금한 것이다. 도박자금으로 1,000만원을 넘게 입금한 청소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불법 도박사이트는 성인인증절차 없이 가입할 수 있고, SNS를 통한 무작위적인 홍보,   부모의 간섭을 피해 스마트폰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편리성이 더해져 청소년들은 쉽게 그 덫에 빠져드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도박경험은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섰고, 재범 또한 급속히 늘고 있다. 최근 3년 간 불법 인터넷 도박으로 형사 입건된 10대 청소년 숫자는 2014년 110명에서 지난해 347명으로 3년 새 세 배 이상으로 늘었고, 실제 경찰에 적발되지 않은 수를 더하면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도박에 빠지는 청소년들은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1만원을 충전하여 사다리가 왼쪽으로 내려올지 오른쪽으로 내려올지, 스포츠 경기에서 어떤 팀이 이길지를 맞추면 되고, 충전한 1만원은 어느새 10만원으로 껑충 뛰어 돌아왔다. 게임을 하다보면 돈을 잃을 때도 많았지만, 본전을 찾아야 했다. 그러다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게 되고 친구들의 독촉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있지도 않은 물건을 판다고 속여 돈을 구했다. 돈을 따서 빌린 돈을 갚은 후에는 그만두자고 마음 먹었다. 배팅액이 커졌지만 수중에 돈은 없었고, 더 많은 사기를 쳐서 도박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이제는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상태까지 와버렸다.
온라인 도박은 마치 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청소년들로서는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이 깊이 빠지게끔 유혹한다. 학교폭력이야 겉으로 표출되다 보니 대응책을 논하기라도 하지만 도박 중독은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여 잘 알려지지도 않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낮다.
온라인도박은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 만연해 있지만, 더 이상 ‘우리의 미래’가 잠식되지   못하게 서둘러야한다. 학교내외 청소년들에 대한 정확한 도박 실태를 파악하고, 예방, 치유, 재활까지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또한 도박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전문적인 치료시설 확충과 사행산업 전반에 대한 강력한 제제 조치 등 사회 전체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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