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가야 긴잠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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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가야 긴잠에서 깨어나다.
  • 권남주 기자
  • 승인 2017.10.2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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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 빛나는 장수가야 브랜드화

1993년 장수군 천천면 삼고리 삼장마을 텃밭에서 어르신의 쟁기에 걸려 모습을 드러낸 목이긴 항아리로 인해 천오백년간 잠들었던 장수가야가 깨어나게 되었다. 지금은 故人이 되셨지만 이 어르신이야 말로 장수가야 최고의 고고학자 일 것이다. 만약, 이를 간과시하고 제보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장수가야는 잠들어 있을지 모른다. 
제보를 받고 한걸음에 달려온 군산대학교 곽장근교수는 유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굴조사 통해 장수가야를 긴 잠에서 깨우기 시작했다.
장수가야를 천오백년 긴 잠에서 깨우는 계기를 마련해준 삼장마을 어르신과 곽장근교수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수백기의 왕릉급 고분을 남기다.
1996년 삼고리에 자리한 가야시대 고분 발굴조사를 통해 많은 종류의 가야토기가 확인됐으며, 2003년~2017년 까지 동촌리·삼봉리·노하리 고분의 발굴조사를 진행했으며, 동촌리 고분에서 가야세력 최초 편자가 출토됐고 삼봉리 고분에서 꺽쇠 마구류 등 당시 왕을 비롯한 수장층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철기유물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2016년도에는 노하리 고분에서 장수지역에서 가장 빠른 시기의 가야 고분이 확인돼 장수가야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철의 제국’은 장수가야로 성립된다.
가야는 철의 제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는 가야계 고총에서 많은 수의 철기유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아하게도 가야문화권 중심지역인 영남지방에는 제철유적이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군산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장수군내에 자리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하는 계곡부에 제철 유적 70여개소가 확인돼 이 자체만으로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중 장계면 대적골 제철유적은 발굴조사를 통해 채광→제련→철기 제작→교역(유통)의 과정을 다 볼 수 있는 일관체철유적으로 확인돼 철 생산에 있어 장수가야가 주도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예가 없는 중요유적으로 평가됐다.

삼봉리 출토 마구류

장수지역 제철유적의 확인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앞서 언급한 장수가야의 중요유적이 이곳 장수에 자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철유적은 추가조사를 통해 국가사적 및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봉수유적분포도

▲정보통신의 원조 봉수로 국가 기반을 구축하다.
장수가야는 위에서 언급한 고분유적, 제철유적 뿐 아니라 전국유일의 고대봉수와 산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봉수는 정보통신 기술의 원조로 당시 최신의 통신수단이었다. 이러한 봉수가 전북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약70여개소가 자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들 봉수의 종착지가 장수군으로 집결되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봉수는 개인의 운영이 불가능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운영돼진 것이 당연한 정설이다.
이러한 봉수로서 국가의 영역을 구획한 장수가야는 당당히 하나의 독자적인 가야문화권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 외에도 중요 길목에 고대산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들 산성에서 중요한 유물이 확인돼 유적의 중요성이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선조들이 남긴 유적·유물, 문화유산 되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말이 있다. 가야는 패망국가로 역사적 문헌기록이 전무한 상태다. 그러나 장수가야의 선조들은 찬란한 가야문화유산을 남겼고 이들 유적의 고고학적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의 설움을 세상에 들어내고 있다. 그간 장수가야에서 출토된 유물은 토기류 429점, 철기류 145점, 금동제 13점 등 총 587점이 발굴돼 국립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발굴된 유물중에서는 지배층 아니 왕급이 소장 소유했던 유물이 다수 포함돼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찬란함을 세계유산으로 꽃피우다
천오백년전 찬란했던 장수가야 유적(고분·제철·봉수·산성 등) 유물을 발굴 보존하여 국가 사적 등록과 함께 세계유산에 등재코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침령산성출토 도르래

찬란했던 가야문화유산을 특히, 철로 써 내려간 장수가야의 이야기를 세계인에게 당당하게 소개하고자 진정성 있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어 장수가야가 세계에 빛날 그 날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    터    뷰>

장수군 문화체육관광사업소장   육  영  수

 영원히 묻힐 뻔했던 장수가야 문화가 서서히 빛을 보게 됐다. 사람들은 조상이 있고 살아온 과정이 있다. 과연 우리의 조상이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 궁금하기도 하다. 이제는 우리의 선조인 가야인의 삶을 확인하고자 장수군에서는 조사발굴 복원 사업을 2016년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학술용역 결과 성과도 있었다. 철의 왕국임을 확인했고 침령산성, 합미산성, 삼봉리 고분, 동촌리 고분을 도지정문화재로 등재했다. 이제는 국가사적 등록, 세계문화유산 등재다. 군에서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추진하고 있다. 장수가야 복원으로 우리의 조상들의 삶을 조명해 후대인 우리가 후세에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남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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