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젊은이들에게 불손한 사상과 무신론을 퍼뜨린 죄로 다수결에 의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제자 플라톤은 ‘과연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며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갖게 되었지만 결국은 선거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현대 민주주의가 여론(투표)이라는 도구를 통해 가치를 실현할 수밖에 없듯이 선거는 최선은 아니지만 최악은 피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합리적인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민주주의를 처음 시행했던 고대 그리스에서의 선거가 발전하여 현대에 와서는 “민주주의의 꽃” 또는 “유권자들의 축제”라고 말한다. 이에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를 포함하는 공직선거와 국민투표, 조합장선거·당내 경선 등 각종 위탁선거를 관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온라인 민주주의”라는 시대 변화에 발맞추며 학교·단체·공동주택 등 생활주변 선거까지 공정하게 관리하고 선진화된 투·개표시스템을 지원함으로써 국민인 유권자와 함께 하는 선거문화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요즘은 각종 프로그램이나 웹을 설치하면 못할 일이 없는 인터넷·스마트폰의 시대이다. 그래서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많은 투표소의 종이투표 대신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한 PC, 스마트폰, 일반 휴대폰 등으로 투표가 가능한 ‘온라인투표서비스(k-voting)'를 개발하여 2013년 말부터 각급 아파트, 학교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온라인투표서비스(k-voting)는 투·개표 절차의 간소화로 선거인이 쉽고 편리하게 투표에 참여하게 해 투표율을 높일 수 있고, 저렴한 비용과 본인정보인증을 통한 비밀투표 보장, 찬반투표, 신속한 개표 등 다양한 이용자 편의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아파트 동대표 선거는 물론 투·개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 공공단체 등에 쉽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 및 전자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온라인투표서비스의 유용성으로 전국적으로 이용실적은 2013년 16건, 2014년 107건, 2015년 512건, 2016년 1,026건, 2017년 8월 말 기준 757건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공정한 투·개표 관리가 가능하기에 민간 및 공공단체 등에서 온라인투표를 적극 도입하려는 시도의 증가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참여가 쉽고, 저비용과 공정성 등을 통해 대표성과 민주성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