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소방서 고창119안전센터 소방사 김경완
화재출동을 위해 뻥 뚫린 도심 대로를 싸이렌을 울리며 시원하게 질주하는 소방차. 우리가 재난영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체증과 불법 주정차, 시민들의 소방차에 대한 인색한 양보로 인해 소방차가 출동 지연이 되는게 현실이다.
화재현장 소방차 도착시간이 10분을 초과하면 10분 이하일 때보다 사망자 발생률이 2.5배가량 높다고 한다.
구급활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응급환자에게도 4분~6분이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하여 심정지 또는 호흡곤란 환자는 4분~6분 이내 응급처지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시작돼 소생율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불법주정차의 또다른 폐해는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소화전 주변에 주차를 하는 경우 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도 매우 크게 작용한다. 큰 도로변과 이면도로 모퉁이에 무심한 듯 서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시설이 바로 소화전이다. 소화전은 화재시 소화를 위해 상수도 급수관에 설치된 소화호스를 연결하기 위한 시설을 말한다.
소방차량에는 2~3톤의 소화용수가 적재되있지만 차량의 물만으론 화재를 진압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때 소화전은 소방차량에 물을 급수해 물부족 없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인다.
이렇게 화재진압에 핵심 역할을 하는 소화전 주변에 불법 주정차는 너무나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 하나 쯤이야 라는 안일한 생각은 소중한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너무나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방관서에서는 매달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과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결국 시민들의 의식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 모든 노력은 무의미할 것이다.
소방차에게 길을 양보하고 불법 주정차를 삼가는 행동이야말로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또 다른 사랑의 실천이며, 선택이 아닌 우리들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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