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 터주기, 생명을 구하는 값진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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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길 터주기, 생명을 구하는 값진 양보
  • 김경완
  • 승인 2017.10.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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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소방서 고창119안전센터 소방사 김경완

화재출동을 위해 뻥 뚫린 도심 대로를 싸이렌을 울리며 시원하게 질주하는 소방차. 우리가 재난영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체증과 불법 주정차, 시민들의 소방차에 대한 인색한 양보로 인해 소방차가 출동 지연이 되는게 현실이다.

화재는 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5분 이상 경과 시 화재의 연소 확산 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여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원의 옥내진입이 곤란하기 때문에, 현장도착이 늦어질수록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도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화재현장 소방차 도착시간이 10분을 초과하면 10분 이하일 때보다 사망자 발생률이 2.5배가량 높다고 한다.
구급활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응급환자에게도 4분~6분이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하여 심정지 또는 호흡곤란 환자는 4분~6분 이내 응급처지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시작돼 소생율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9월 24일 일가족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화재와 2015년 1월 10일 134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도시형 생활주택 화재의 공통점은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통로가 확보되지 않아 그 피해가 컸다는 점이다.
불법주정차의 또다른 폐해는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소화전 주변에 주차를 하는 경우 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도 매우 크게 작용한다. 큰 도로변과 이면도로 모퉁이에 무심한 듯 서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시설이 바로 소화전이다. 소화전은 화재시 소화를 위해 상수도 급수관에 설치된 소화호스를 연결하기 위한 시설을 말한다.
소방차량에는 2~3톤의 소화용수가 적재되있지만 차량의 물만으론 화재를 진압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때 소화전은 소방차량에 물을 급수해 물부족 없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인다.
이렇게 화재진압에 핵심 역할을 하는 소화전 주변에 불법 주정차는 너무나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 하나 쯤이야 라는 안일한 생각은 소중한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너무나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소방관서에서는 매달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과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결국 시민들의 의식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 모든 노력은 무의미할 것이다.
소방차에게 길을 양보하고 불법 주정차를 삼가는 행동이야말로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또 다른 사랑의 실천이며, 선택이 아닌 우리들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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