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를
상태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를
  • 허성배
  • 승인 2017.11.05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논설위원

이권을 따라 뇌물이 오가는 부패한 나라일수록 국민 경제가 더 엉망이 된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검증한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요 얼마 전에 경제서 베이 특집 기사를 통해 개도국들의 부패 척결이 우선 돼야 한다고 보도한 것이 그것이다.
이 신문은 특히 전 세계 기업인들을 무작위로 뽑아 비즈니스 중에 느낀 주요 54개국의 부패상황을 질문한 데 따른 부패 정도(10점 만점) 지수에서 한국은 24번째로 부패한 나라(부패지수 5.02)로 밝혀졌다고 보도 한 바 있다. 부패가 없는 순위로 보면 뉴질랜드가 9.43의 점수로 가장 부패가 없는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가 심할수록 국가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낭비되어 경제 후진성을 가속한다고 지적한 이 신문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바로 부패 척결 없이는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던져 주고 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말이 있지만, 권력형 비리가 만연하고 비자금이다 뭐다 해서 엄청난 돈이 음성적으로 오간 결과로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 또는 일부 공직자 기업인들이 영어의 몸이 되거나 죽거나 하는 한국의 현실을 보면서 아시아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고서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지 다 함께 자성해 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느 한 언론사가 창간 26주 년을 맞아 여론조사 후 지난 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미래 최대위협은 저 출산·부정부패·북핵 순이며 “10년 내 환란(換亂)재발” 52.0% “위기 가능성 없다” 43.4% “북핵, 평화적 해결” 50.8% 한국의 미래에 가장 큰 위협으로는 ‘저출산·고령화’를 꼽은 응답이 28.5%로 가장 높게 나왔다. ‘부정부패’(26.5%), ‘북한의 안보위협’(24.6%)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10년 내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수준의 경제위기를 겪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이 52.0%로 ‘가능성이 없다’(43.4%)보다 높게 나왔다. 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라고 한다.
북한 핵 문제의 향배에 대해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긍정 전망(50.8%)과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 전망(45.7%)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왔다. 향후 남북통일 과정에서 지원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물은 결과 ‘미국’을 꼽은 응답이 37.1%로 가장 많았고 ‘유럽연합(EU)’이 24.4%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중국’ 11.5%, ‘일본’ 3.2%, ‘러시아’ 3.1% 순으로 조사됐다.
북핵 및 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한반도 핵무장론에 대해 ‘찬성한다’ 57.0%, ‘반대한다’ 40.9%로 찬성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정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정당 구조에 대해서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를 꼽은 응답이 65.0%로, ‘정치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양당제’(29.4%)의 두 배에 달했다. 
야권 중심의 통합 논의와 관련해 ‘현행 유지’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국민의당의 향배에 대해 ‘다른 정당과 통합하지 않고 현재대로 유지’를 지지한 응답이 5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 지지가 22.5%, ‘바른정당과 통합’ 지지가 11.2%로 나왔다.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통합하지 않고 현재대로 유지’가 54.7%, ‘자유한국당과 통합’ 14.8%, ‘국민의당과 통합’ 14.7% 등의 분포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73.4%, ‘잘 못 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20.6%였다. 
한편 미국 하버드대, 성인 724명을 대상으로 삶을 조사한 원만하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는 육체적·감정적 건강 증진은 물론 정신적 능력까지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 애정과 이해,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의 핵심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연구는 최고 명문대학인 미국의 하버드대에서 무려 79년에 걸쳐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지난 1938년부터 성인의 삶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724명의 삶을 추적해왔다.
조사는 연구팀이 매년 그들을 직접 인터뷰해서 직업, 가정생활, 건강 등을 점검하고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일 주제에 대한 세계 최장 연구인 셈이다. 4번째 연구책임자인 로버트 월딩거(정신과 의사) 박사는 “우리 연구는 가족, 친구 그리고 공동체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을 두 그룹으로 분류했다. 한 그룹은 하버드대 학부 2학년 재학 시 연구에 참여해 2차 세계대전 기간 중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집단이고, 다른 그룹은 하버드대가 위치한 보스턴시 빈민가 지역에 거주했던 집단이었다. 대부분 궁핍하고 결함이 많은 가정 출신들이었다. 
연구팀은 장기간의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세 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먼저, 삶을 가장 좋게 만드는 것은 인간관계이고,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외로움이라는 것이다. 월딩거 박사는 “가족, 친구 그리고 공동체와 많은 접촉면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게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들은 육체적으로 더욱 건강했으며 인간관계가 적은 사람들보다 오래 살았다”고 말했다. 반면 외로움은 ‘삶의 독(毒)’이다. 월딩거 박사는 “조직 생활이나 결혼생활 속에서도 외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인간관계의 양보나 질이다. 월딩거 박사는 “친구의 숫자가 아니라 친밀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과 갈등 관계 속에서 생활하는 것은 건강에 정말 좋지 않다”며 “예를 들어 다툼이 심한 부부는 이혼자보다도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좋은 인간관계는 기억력까지 증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의지할 파트너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실제로 정확하고 뛰어난 기억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조기 기억력 감퇴를 경험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딩거 박사는 인간 삶에 관한 연구의 중간 결론을 제시했다. 그는 “스크린 타임 대신대면 접촉을 늘리고 데이트와 도보 여행 등 새로운 일을 같이하면서 인간관계를 활기차게 만들라”고 조언했다. 
반면 우리 사회는 예부터 도덕적인 윤리와 규범을 존중해 왔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 해도 이런 전통은 비록 물질적으로는 가난했어도 마음만은 정의로와 지기를 바라는 민족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옛 조상들이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어떤가! 정신적 풍요나 가치 기준은 다 어디로 가고 온통 물질적인 노예가 되어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을 정도가 돼 버렸다. 매사를 힘들이지 않고 오직 쉽게만 처리하려는 사고. 정당한 방법이나 원리 원칙은 뒷전이고 돈이면 무엇이고 될 수 있다는 생각. 도덕과 질서의 존중보다도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기만 이로우면 그만이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황금만능주의 속에 저지르고 있는 최근에 꼬리를 물고 드러나고 있는 공직사회의 비리(지자체를 비롯한 일부 정치권과 특히 서민을 등쳐먹는 일부 저축은행 비리 등 각급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 칼 같은 사정 없이 이대로 방치 된다면 국가 안위에까지 위태롭지 않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언젠가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스캔들(한국의 수치)’ 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을 부패 대국이라고 꼬집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의 정치 후진성과 기업의 부패한 한국을 가리켜 외국 신문들이 무질서와 부패의 상징으로 지목한 것은 생각할수록 부끄럽고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뇌물 많은 나라 경제도 엉망』이라는 지적은 뇌물이 국가 경제를 망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곡된 경제 질서와 정경유착(政經癒着)의 악순환에서는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깨끗하게 정화되고 법과 질서가 준수될 때 국민은 일할 의욕을 찾고 거센 세계화의 파고를 헤쳐 나가는 힘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매사를 부정한 방법과 집단 이기주의로 처리해 보겠다는 생각이 팽배하면 할수록 정치권이나 기업경영은 파행(극단적인 노동 쟁의 등)을 면치 못하게 되고 말 것이다.
민족의 진취 역량을 가로막는 부정부패와의 결별은 모든 국민이 투철한 도덕관으로 무장되고 어떤 부정부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단합할 때 가능하다!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우리 모두의 생존 전략을 국민 의식의 건전화 특히 정치권의 자성은 물론 공직자들 그리고 노사 간의 화합과 정치. 경제 사회. 법조.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국민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받는 가치관 정립과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를 다 함께 명심해야 할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