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다섯 번째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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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섯 번째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 박지모
  • 승인 2017.11.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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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예방안전팀장 박지모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제55회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소방의 날 기념식은 대통령이 화재·구조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의 유족과 함께 소방충혼탑을 찾아 참배하며, 소방청장 인사말, 유공자 포상, 대통령 기념사와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번 기념식은 42년 만에 외청으로 독립한 소방청의 첫 행사였으며,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소방인력의 부족, 소방관의 처우개선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해결을 약속했다.
소방의 날은 국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과 이해를 높이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소방의 날은 불조심 강조 기간을 정하여 유공자 표창, 불조심 캠페인 같은 기념행사를 한 것을 시초로, 1963년부터 매해 11월 1일 열렸다. 이후 1991년에 소방법이 개정되면서 화재신고 119를 뜻하는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정해 이를 기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바쁜 일정 때문에 지난주에 소방청 주관의 기념식이 치러지긴 했지만, 올해 11월 9일에도 어김없이 소방의 날 행사가 각 지역 소방관서별로 현지 실정에 맞게 주민과 함께 치러진다.

‘55번째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전국에서 각기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치르고 있지만, 소방 조직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앞서 말한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방조직의 고질적인 문제가 너무도 뼈아프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일선 소방서와 현장에서는 소방관들이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활약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국민의 안전을 넘어 소방관 자신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현재 화재 진압과 구급·구조 등의 현장 출동 인력은 법정 기준에 비해 1만 9000여 명이나 부족하다. 아울러, 불규칙한 교대근무, 위험한 현장임무 등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소방관의 과반수가 건강 이상 판정을 받았다.
물론 이러한 소방 조직의 고질적 문제점을 현 문재인 정부가 개선하고자 하는 것은 알고 있다. 앞으로 부족한 소방인력을 추가로 확충할 예정이며, 소방관들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소방병원의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역별로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지의 소방안전서비스를 상향평준화하기 위해 소방관들의 오랜 숙원인 ‘국가직 전환’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각종 선거 공약으로 매번 등장하기도 했고, 크고 작은 재난상황과 순직사고가 있을 때마다 종종 거론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껏 재정적인 이유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수차례 번복됐다. 이를 수없이 지켜본 대한민국의 모든 소방관들은 현 정부가 이번만큼은 ‘소방관 처우 개선책’의 약속을 차질 없이 꼭 추진해 주기를 이번 소방의 날을 맞아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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