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년의 세월을 이어온 도시, 남원의 역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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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년의 세월을 이어온 도시, 남원의 역사 기행
  • 양용복 기자
  • 승인 2017.11.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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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향교부터 난(亂)까지, 조선의 다채로운 역사 이야기 들으러 전북 남원으로 떠나자!

역사를 담은 도시는 여러 도시가 있지만, 남원은 조선왕조 500년의 이야기를 고루 담고 있는 곳이다. 최근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행지 또한 역사 유적지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1300여년의 세월동안 남원이라는 지명은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을 정도로 남원의 역사는 깊고 길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의 도시로 유명하지만, 사랑이야기보다 깊숙이 담겨진 조선의 또 다른 이야기 역시 충분히 들어볼 법 하다.

남원성을 지킨 조상들의 묘, 만인의 총
조선왕조 500년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바로 왜란일 것이다. 만인의 총은 정유재란(1597)때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한 1만여 의사들의 호국의 얼이 서려 있는 곳이다. 홍살문, 충의문, 성인문, 충렬사까지 지나면 한층 더 엄숙한 마음으로 만인의 총에 다다르게 된다. 만인의 총을 덮은 잔디 속에 자라나는 작은 야생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 속에 잠든 슬프고 가여운 영혼이 이렇게나마 꽃으로 피어 세상을 보고 있는가 싶은 생각이 스쳐간다. 기념관에 들러 남원부 지도와 왜군 남원성 침공 작전도 같은 유물들을 보면 당시의 상황을 더욱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비록 화려한 축제와 경치는 없지만 고즈넉한 유적지 앞에 다시금 마음을 채워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혼을 떠올리며, 백의종군로
‘백의종군하다’ 하면 이순신을 떠올릴 정도로 이순신과 백의종군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백의종군로는 이순신이 억울한 모함으로 의금부에 하옥된 후, 관직 없이 백의종군할 것을 명받고 초계(합천)에 있는 도원수부를 찾아가는 640km의 여정을 말한다. 최근 남원시는 구간별 백의종군로 코스를 안내하는 종합안내판 6개, 설명판 7개, 이정표 68개를 설치하여 도보 탐방객들을 위한 준비를 새로이 마쳤다. 남원시는 10월 중 시민이 참여하는 역사유적지 걷기대회도 개최한다고 하니 충무공의 혼을 한층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남원문화관광 홈페이지(http://www.namwon.go.kr/tour/index.do)를 상시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모친상을 당하는 등 인생의 가장 어려운 시절에도 나라의 안녕을 위해 행군했던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깃든 백의종군로를 걸으며, 각자의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고 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 남원 향교
향교는 고려와 조선시대 중추적인 교육기관 역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심체 기능을 했다. 역사와 문화, 충절의 도시 남원, 그 중심에도 향교가 있었다. 1410년(태종 10년)에 건립되어 605년의 역사가 있는 남원 향교에 다다르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한 조선의 건축물들이 조용히 반겨주는 듯하다. 외삼문을 지나 명륜당에 다다르니 반 누각의 형태의 아름다운 건물이, 마치 선비가 아닌 신선을 배출해 내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유형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는 대성전에는 공자의 위패가 놓여있으며 춘계와 추계마다 역대 현인들의 제사를 여전히 올리고 있다. 수백년 전 과거의 전통을 여전히 잇고 있는 남원향교에 머무르다보면 이곳이 조선시대인지, 21세기인지 헷갈리는 기분마저 든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남원의 역사 기행을 통해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학문에 정진했던 선조들의 기운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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