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산업은 어디까지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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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산업은 어디까지 가고 있는가
  • 허성배
  • 승인 2017.11.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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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에 있으며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 철학자의 심오한 질문같이 들리지만, 고갱이 타히티에서 그린 그림 제목이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구 미션이기도 하다. 이 말은 우리를 금융으로 대체하면 "사방이 깜깜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라는 금융산업의 고민(가계부채 1천4백조 원 시대를 살고있는 대한민국)을 잘 표현해 준다. 요새 미국 금융사들이 나사 출신을 영입하는 게 유행이라는데, 바로 이 질문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최첨단 인공위성을 동원하고 인공지능 컴퓨터로 분석을 해도 오사마 빈 라덴의 정확한 위치는 나오지 않았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발상을 전환해 데이터는 `주어진 것` 이라는 가정을 과감히 버린다. 아프리다 라는 파키스탄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통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백신 접종을 해 주면서 혈액을 채취해 빈 라덴의 손자와 주소를 찾아낸 것이다. 주어진 데이터에 매달리는 게 아니라 먼저 질문을 던지고 필요한 데이터를 얻어낸다는 점에서 박쥐를 닮았다. 박쥐는 자신이 먼저 초음파를 사방에 발사하고 반사된 음파를 통해 지형지물을 본다. 깜깜해도 볼 수 있는 이유다. 금융도 미래를 보려면 `새로운 질문` 초음파를 사방에 발사해야 한다.
주어진 질문을 푸는 데는 인공지능이 앞서지만, 판을 뒤집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데에는 인간이 앞선다. 블루스 카드로네 하버드대학 교수의 말이다. "인간 뇌의 능력에 대해 밝혀진 것이 최대로 잡아도 3% 미만인데 어떻게 인공지능이 사람의 뇌보다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최소한 30% 정도 밝혀졌으면 모를까." 이렇게 질문해 보자. 인공지능이 과연 예금을 모아 대출해 주는 은행의 `본질`을 변화시킬까. 자산운용업의 `본질`을 바꿀까. 결코, 아니다. 단지 인터페이스가 바뀌어 사람이 하던 일을 인공지능이할 뿐이다.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심연에서 꿈틀대며 금융의 본질을 뒤집고 재정의하는 변화다.
예상치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장에 등장하는 금융사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받아들여 왔던 금융의 가정을 하나씩 깨부순다는 점이다. 은행대출을 보자. 어느 경제학자가 컨설팅했던 시카고의 한 지역은행은 대출에 대한 전통적 가정을 버렸다. 미래 일정 기간 개인이 얻는 수익의 일정비율(예: 3%)을 나누어 갖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 준다. 인기가 좋아 미국 전체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학자금대출도 미래소득을 일정비율을 나누는 방식으로 대출해 주는 소득나눔학자금이 등장했다.
내년1월부터 금리인상과 함꼐 금융정책도 대폭 바뀐다, KDI,는 국가부채 GDP 대비 265% 되면 막대한 이자부담에 경재에 큰 충격과 국민경제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아직은 세수 여건이 좋을 때 부채 확대를 경계하면서 국가 부채관련 비용을 절감 노력해야 한다,
 총 10회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면 정말 고객이 힘들 때 한 번은 자동연장되어 차입자의 뇌를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뇌가 편하면 중독이 생기고 중독이 생기면 충성심이 생긴다. 부실대출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혀진 뇌의 측위 신경핵과 앞뇌섬에 이상 없음이 파악되면 이자를 확 낮추어주는 모델도 개발됐다.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의 뇌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이 부상하는 핀바 이오(FinBio)다. 겉은 달라 보이지만, 모두 전통적 대출보다 융통성 있고 정보에 민감한 대출을 지향한다.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줄곧 세상을 지배해 온 `빡빡한` 부채가 350년 만에 처음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새로운 시대가 새로운 부채(대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바로 금융의 기저에서 꿈틀대는 해류의 변화다.
한국의 금융이여, 주눅 들지 말라. 미래 금융산업은 IT산업 일부가 될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에도, 인공지능이 금융전문가를 모두 실업자로 만들 것이란 주장에도 위축될 필요 없다. 비디오가 나왔을 때 모두 영화관은 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멀쩡하다. 영화의 본질인 `감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차, 인공지능 차가 나와도 바뀌지 않는 것은 바퀴요, 타이어다. 차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앞서 전북연합신문이 지적한 정부의 졸속 8,2 부동산 대책 실패가 그 사례다,
은행, 증권, 보험 모두 기존에 집착했던 가정을 하나씩 과감히 깨부숴라. 팀 슬론 웰스파고 CEO는 은행을나오면 절대 은행생각을 안한다. 은행에 대한 집착과 가정을깨기 위함이다. 로봇이나 핀테크 같은 인터페이스가 아닌 금융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금융사가 미래의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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