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동계작은도서관' 동네와 마을을 이어주는 문화 사랑방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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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동계작은도서관' 동네와 마을을 이어주는 문화 사랑방 역할 톡톡
  • 이세웅 기자
  • 승인 2018.01.10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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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면단위 1호 동계작은도서관 탐방

문화시설은 건립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활성화에 있다. 작은도서관은 공공 또는 민간의 유휴시설에 165제곱미터 내외의 소규모 도서관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비전21'에서 작은 도서관 1만개 조성운동을 제시해 정부와 전북도의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전북도내에는 현재 131개소의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져 책을 매개로 한 '문화사랑방'으로 각광받고 있다. 순창은 면단위 1호 '동계작은도서관'이 있다.

▲동계작은도서관 개관
동계작은도서관은 지난 2015년 9월 개관한 이래 연간 7,800여명의 주민들이 도서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동계면 초등학교는 방과 후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방과 후가 되면 갈 곳 없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도서관으로 모여든다. 

동계작은도서관 운영자는 방과 후에 모여드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성적으로 운영한다. 또한 동계면의 문화기획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동계면 문화 체험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적극적인 퍼실리테이터(문화촉진자) 이기도 하다.

동계작은도서관에서는 동네 주민들이 취미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학생들과 주민들이 밀려들고 공간이 협소해지자 2016년 시설증축이 검토되어 2017년 7월 5일에 새롭게 보다 넓은 공간으로서 다목적실이 완공되었다.

▲책ㆍ사람ㆍ문화체험의 특화된 공간
기자가 방문한 날은 퀼트 모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어린이들을 포함 평소 40명 정도가 부지런히 들고나는 동계작은도서관. 퀼트 모임에 참여하는 한 마을주민을 만났다.

"태어나서 처음 해봐요. 어디 가서 해 본 경험도 없는데 여기 와서 배워요. 정말 특별한 경험인 것 같아요. 도서관 프로그램이 다양해서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이 프로그램들이 개인적으로 하고 싶지만 선뜻 시작하기가 어려운 일인데 그룹으로 하게 되어 서로 힘이 된다고 말했다. 담당 선생님이 너무 열의를 가지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도 말했다.

도시 같으면 카페 등 동네마다 만나서 수다를 떨 공간이 다양하겠지만 시골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카페 역할도, 사랑방 역할도, 교육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해주는 작은도서관이 있어 너무 감사하며 동계면 주민들은 복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방학하기 전 방과 후 프로그램이 학교에서 운영되지 않는 동계면에서 동계작은도서관은 엄마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라고 한다. 학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외부에 있을 때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다. 엄마와 아이들에게 감사한 공간이라는 치하를 잊지 않았다.

▲꿈꾸는 미래, 희망의 공간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는 곧장 그림그리는 교실로 향한다. 그를 따라가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뭐하느냐고 물으니 집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놀다가 심심해서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왔다고 한다. 다목적실 벽에는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랑 시화들이 걸려 있었는데 책을 읽으러 왔다는 학생의 글도 있었다.
"나는 내가 너무 좋다. 나는 너무 잘 생겼다." 그의 글에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 그리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묻어 있었다.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3시가 되면 그림교실이 열린다. 미국에서 오래 거주하다 귀촌하신 화가선생님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 이 시간에 아이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펴다가 그것을 그림으로 옮긴다. 이러한 체험들이, 기억들이 아이들의 활기찬 미래를 담보한다. 문화를 향유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하는 것. 문화융성은 이렇게 동계작은도서관에서 꿈틀꿈틀 시작되고 있었다.

동계작은도서관의 프로그램은 2017년에만 13개 과정이 213회 이루어졌으며 4,461명이 참여하였다. 찾아가는 영화산책, 목공예, 로봇체험, 영화상영, 책놀이, 책만들기, 다도, 가구만들기, 매실차 담그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함으로써 아이들의 꿈은 무럭무럭 미래를 향하여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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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관욱 문화관광과장 인터뷰

순창군은 책읽는 문화도시로 군민의 평생교육에
힘쓰고 있다.
특히 순창군립도서관을 중심으로 작은도서관 조성
확대 방침을 결정하고 11개 읍면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함에 따라 앞으로 면단위 시골마을까지 작은도서관이
확산될 전망이어서 기대가 무척 크다.

허관욱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도서관은 경제적 논리로 평가할 수 없는 국가 무형의 자산이다. 앞으로 작은도서관을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기본 시설 중 하나로 설계에 반영하여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을 하나씩  만듦으로써 작은도서관이 동네와 마을주민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생활 속 신(新문)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문화복지1번지 순창을 기대하며
순창군립도서관은 개관한 지 1년도 안 되어 전북도가 실시하는 작은도서관 운영평가에서 종합 2위로 평가받았다. 도서관은 순창군의 든든한 미래를 담보하는 순창 문화복지 1번지이다. 작은도서관 운영사업이 순창군민의 문화욕구를 다양하게 충족시키는 문화발전소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이 다양한 나눔의 근거지로서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인문의 새로운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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