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오점녀 할머니 대학 학사모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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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오점녀 할머니 대학 학사모 쓰다
  • 전광훈 기자
  • 승인 2018.02.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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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학위수여식 … 4년동안 결석없이 모범적 대학생활 첫 ‘한일모범상’ 수상

지팡이를 짚으며 졸업식장에 천천히 들어서니 20대 학생들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인사를 건네자 마치 친손녀를 대하는 것처럼 “아이구 고마워”하는 오점녀 학생(86?NGO학과).


지난 9일 한일장신대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받는 학?석?박사학위자 316명 전체를 통틀어 최고령 졸업자다.

오점녀 할머니는 86세 최고령임에도 4년간 결석없이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에 함께 입학한 전북도립여성중고 동기 6명 중 졸업을 앞둔 학생은 할머니 뿐이다.


대학에서도 수업만 받지 않았다.

2015년 강의동인 진리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학교에서 설치해주나 보다”는 생각에 어려운 형편임에도 20여만원을 선뜻 내놓았고, 2016년 겨울엔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점녀 할머니는 최고령 학위수여자라는 것외에 ‘한일모범상’이라는 특별상을 받았다.

고령에도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모범이 된다고 판단해 올해 처음 이 상을 제정했는데 첫 수상자가 된 것이다.

오점녀 할머니는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학생들이나 교수님, 학교에서 많이 배려해줘서 고맙다”며 “중학교 입학할 때 앞으로 10년간 공부하자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계획대로 공부를 마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후배 백예은 학생(NGO학과 3학년)은 “할머니의 삶은 우리나라의 역사 그 자체여서 NGO와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할머니께 묻곤 했다”며 “늘 우리들에게 자상하게 대해주시고 사회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셔서 젊은 학생들이 배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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