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0년대 기아상태에 헤매던 라면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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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60년대 기아상태에 헤매던 라면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1)
  • 허성배
  • 승인 2018.02.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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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라면의 탄생비결은 제2차 세계대 전쟁패배의 후유증으로 먹을 것조차 부족하던 일본에서는 라면왕이라 불리는 닛신식품(日淸食品 회장) 안도 모모 호고씨는 여러 나라에서 구호물자로 보내준 밀가루로 새로운 음식개발에 몰두했다. 몇 년간의 연구 끝에 재산을 탕진한 그는 어느 날 술집에 들러 신세 한탄을 하고 있었다.
그때 술집 주인이 어묵에 밀가루를 발라 기름에 튀기는 것을 우연히 본 그는 밀가루를 국수로 만들어 기름에 튀기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름에 튀기면 국수 속의 수분은 증발하고 면발에는 작은 구멍이 생긴다. 이것을 건조한 후 다시 뜨거운 물을 부으니 작은 구멍에 물이 들어가 훌륭한 면 요리가 되었다. 유탕면, 즉 기름에 튀긴 밀가루 음식인 라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후라면은 세계 곳곳에 수출되었고 각국의 문화와 어우러진 ‘향토라면’으로 끝없는 진화를 거듭해 세계인의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삼양식품(창업주 전 중윤 회장(98세 2015년 별세) 당시 김종필 씨(JP)의 도움으로 6억 달러라는 큰돈을 지원받아 국교 정상화도 안 된 일본에서 수개월 동안 머물면서 끈질긴 노력 끝에 기적처럼 어렵게 라면 생산설비 기계를 몰래 밀수입하는데 성공, 숱한 형언할 수 없는 일화와 함께 최초로 삼양라면을 개발 생산하여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식량난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준 그 뜨거운 애국심을 발휘하여 그것도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라면 한 봉지에 단돈 10원)으로 공급함으로써 국가에 크게 이바지 한바 있어 우리는 전 회장의 높은 충정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라면에 대한 궁금증 라면은 왜 꼬불꼬불한가?
첫째, 면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보통 국수처럼 직선인 것보다 꼬불꼬불해서 유통 과정상의 파손방지나 취급상에 용이성도 빼놓을 수 없다. 둘째, 지방 등 영양가를 높이면서 유통과정에서 보존 기간을 오래가려면 튀김 공정에서 이른 시간에 많은 기름을 흡수하여 튀겨지도록 수분 증발을 도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므로 곡선형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이는 조리 시 꼬불꼬불한 사이로 뜨거운 물이 들어가 조리시간을 보다 단축해 주기도 한다. 셋째, 미학적 기준에서 볼 때 유선형이 시각과 미각에 더욱 어울린다. 라면을 꼬불꼬불하게 만드는 방법은 라면을 날라주는 컨테이너 벨트의 속도를 라면이 나오는 속도보다 느리게 함으로써 라면 가닥이 위로 겹쳐 올라가도록 만드는 것이며 그 길이는 한 봉지에 대략 75가닥의 면발로 구성되어있다고 할 때 1가닥의 길이는 약 65cm로서 총 길이는 49m 정도 된다.
라면의 면은 왜 노란가? 라면의 원재료인 밀가루의 플라보노이드 색소와 영양강화를 위해 첨가한 비타민 B2 때문이다. 가락국수나 면은 밀가루에 물과 식염만 첨가하지만, 라면은 여기에 간수를 넣는다. 이 간수는 탄산칼륨의 포화수용액으로 강한 알칼리성이라 열에 의해 노랗게 변하는 성질이 있다. 알칼리성의 베이킹파우더로 빵을 만들면 노릇노릇 구워져 나오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라면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NO! 라면 국물에 둥둥 뜬 기름을 보면 엄청난 열량이다. 하지만 라면 한 그릇(120g 기준)의 열량은 실제로 면이 480kcal, 국물이 60kcal로 총 540kcal다. 성인의 하루 열량 섭취량인 2000kcal를 세 끼로 나누었을 때 오히려 부족한(?) 열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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