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신문의 날과 6, 13 지방선거를 앞둔 언론의 사명
상태바
제62회 신문의 날과 6, 13 지방선거를 앞둔 언론의 사명
  • 허성배
  • 승인 2018.04.03 1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논설위원

4월 7일은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언론의 정론직필(正論直筆)을 지켜온 제62회 신문의 날이다. 이날을 조용히 뒤돌아보며 신문이 공공의 사회적 능력(Social Competence)에 소홀함이 없었는가를 자성(自省)하면서 한편으로는 세계사적 진언(進運)에 자신을 투영(投影)하면서 품위를 강조하고 책임을 자각하자는 취지와 전진에의 모색(摸索)을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2018년의 신문주간 표어를 “가장 좋은 적금 신문 읽은 지금”이라고 선정한 것도 그러한 의미가 함축(含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선거와 신문 방송 무슨 거창한 제목을 들먹이느냐는 말을 할지 모르나 선거때만 되면 구설(口舌)수에 오르내리는 것이 신문이며 방송 이었던 것 같다.
애써 고생하면서 사실을 열심히 전달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공연히 오해받는 기사를 써서 스타일을 구기는 일은 없어야겠기에 이번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감히 일단의 소회(所懷)를 피력해 본 것이다. 기명 칼럼이나 논평. 기타 모든 추상적(抽象的) 입장 표시에 있어서도 편견(偏見)은 금물이다.
얼마나 엄정하게 균형을 지켜주느냐가 어렵지만 선거보도의 핵심적 과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선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깊이 깨달아야 할 선택권은 오직 유권자들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 해야 할 것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정확(正確)도를 상실하거나 품위(品位)를 손상하지 않는 정론직필 해 주기를 바란다.
편파(偏頗)보도에 대한 시비가 그랬고 방송의 형평성 균형감각(均衡感覺)이 문제되곤 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특히 언론에 현재 종사하고 있거나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흔히 느껴본 기억중의 하나일 듯 하다. 그래서라기보다 이번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각 신문 방송들이 저마다 공정보도(公正報道)를 다짐하고 보도기준까지 정해 놓고 제작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 보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중요한 언론의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PD연합회나 기자협회 등이 마련한 보도기준을 바탕으로 신문과 방송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지침도 만들어 졌다는 얘기다.
6, 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보도에 총력을 경주하자는 다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이는 때이다. 비단 지자체장 선거뿐만아니라 모든 선거에서도 같은 맥락(脈絡)에서의 공정 보도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은 길게 설명할 나위조차 없는 언론의 기본 양식이며 철칙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같은 나라에선 지난 대통령 선거때의 예를 들어 신문이 드러내놓고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사설을 써 화제가 되었고 이런 보도 태도가 대통령선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확한 수치로 검증된 바 없어 장담할 수는 없으나 선거 결과는 결국 일부 언론의 영향력(影響力)은 지대한 것이며 선거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증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니 선거에서 언론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의 문제는 후보자의 입장으로 볼때 사생결단(死生決斷)의 문제로 간주되게 마련이다. 선거보도에서 흔히 시비와 논란의 대상이 됐던 것은 모인 청중수를 헤아려 보도하는데 따르는 시각차였다. 몇명이 모였느냐 어느 당 후보유세 때 얼마나 청중이 어떤 양상으로 모였으며 청중의 반응이 어떻했느냐를 측정(測定)하는 것은 자칫하면 상대방 후보의 비위를 건드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모인 청중 숫자와 지지도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상식이다. 수천 수만의 청중이 동원됐다 해서 그들이 모두 지지자일 수 없다는 것은 선거결과가 잘 말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청중수 보도에 있어 신경을 써야 하는 언론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로 인해 공연한 오해를 사거나 구설수에 오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같은 유세장 분위기를 전달함에 있어서도 취재기자의 시각이 많이 좌우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한 스케치 이상의 무게가 실려 그 기사를 읽는 독자의 판단까지 흐리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같은 스페이스의 지면 속에 비교적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해서 이것저것 균형감각을 찾느라 고심한 흔적이 돋보이는 날도 물론 없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억지로 그런 편집상의 배려가 뒤 따르고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보도에 있어 과연 모든 후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느냐. 여기에 고민이 있을 줄 안다. 기자도 사람인 이상 보는 시각이 상황에 따라 다르고 당시의 여러 조건이 기자의 편견으로 나타날 경우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기자는 항상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양식에서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당위성. 그 언론 본연의 양식에 충실해야 한다는 명제가 그것이다. 요즘 '중립'이란 말이 유행처럼 회자(膾炙) 되고 있다.
대통령도 중립(中立)이고 내각도 중립을 표방하고 있으며 언론은 더더욱 중립을 지향해야 할 입장에 있다. 그 중립이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자의 편견이 배제된 공정 공평한 보도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하나를 보고 열이라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할 것이 아니라 그 하나를 하나의 진실대로 바르게 전달하는 안목이 중요하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