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훌륭한 명판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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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훌륭한 명판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 허성배
  • 승인 2018.04.0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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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1930년 어느 날. 상점에서 빵 한 덩어리를 훔치고 절도혐의로 기소된 노인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 판사가 정중하게 물었다.
“전에도 빵을 훔친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처음 훔쳤습니다”
“왜 훔쳤습니까?”
“저는 선량한 시민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자리 맞아 얻을 수 없어 만이 굶었습니다. 배는 고픈데 수중에 돈은 다 떨어지고… 눈에는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저도 모르게 빵 한 덩어리를 훔쳤습니다”
판사는 잠시 후에 판결을 내렸다.
“아무리 사정이 딱하다 할지라도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절대 잘못이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예외가 없다. 그래서 법대로 당신을 판결할 수밖에 없다. 당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한다”
노인의 사정이 너무도 딱해 판사가 용서해줄 것으로 생각했던 방청석에서는 인간적으로 너무 한다고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판사는 논고를 계속했다. “이 노인은 이곳 재판장을 나가면 또다시 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노인이 빵을 훔친 것은 오로지 이 노인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이 도시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이 노인이 살기 위해 빵을 훔쳐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웃들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1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동시에 이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는 여러 시민께서도 십시일반 50센트의 벌금형에 동참해주실 것을 권고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어 모자에 담았다.
이 놀라운 판사의 선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거두어진 돈이 모두 57달러 50센트였다. 판사는 그 돈을 노인에게 주도록 했다. 노인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방청객과 판사에게 큰절하고 그 돈을 받아서 10달러를 벌금으로 내고, 남은 47달러 50센트를 손에 쥔 노인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자 방청객들도 라과디아 판사의 명판결에 법정은 삽시간에 감동의 눈물바다로 만들었다고 한다. 라과디아 판사의 이와 같은 판결은 88년이 지난지금까지도 전설처럼 회자(膾炙) 하고 있다,
이 명판결로 유명해진 피오렐로 라과디아 판사는 그 후 1933년부터 1945년까지 12년 동안 뉴욕 시장을 세 번씩이나 역임했던 인간적으로 존경받는 정의로운 인물이었다.
그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해주어서 ‘작은 꽃(little flower)’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런데 아깝게도 뉴욕시장 재직 중에 비행기 사고로 애석하게 순직하였다.
뉴욕에는 세 개의 공항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맨해튼에서 13km쯤 떨어진 잭슨 하이츠에 있는 공항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라과디아(Guardia) 공항’ 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파오렐로 라과디아 판사 같은 훌륭한 명 법조인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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