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에 꽃피는 봄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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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에 꽃피는 봄이오면...
  • 권남주 기자
  • 승인 2018.04.1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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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는 해발 400미터 이상의 고지대로 전라북도의 동부산악지역에 위치해 일교차가 크고 해발고도가 높아 지독히 더웠던 지난 여름 열대야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던 지역이다.
산지가 75%인 장수는 심심계곡으로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며 전국 8대 종산중의 하나인 장안산이 우뚝 솟아있고 금강의 발원지이자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으로 언제나 아낌없이 생명을 나누어주는 청정지역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이러한 장수는 봄도 늦다.

□ 번암 동화댐 주변 벚꽃길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화사한 벚꽃의 시작은 동화댐이다.

번암면 동화댐은 면적 3.4㎢에 해당하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남원시 등 4개 시군지역에 농업 및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중요 시설이다.
푸른물 주변으로 화사하게 피어난 벚꽃은 남도의 그것이 꽃비로 날리는 즈음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올해의 꽃도 예외는 아니어서 4월 6일 매서운 봄비를 견디며 유독 화사하게 피어나 주말부터 절정에 다달았다.
동화댐 도로 건너편에는 망향정이라는 정자와 공원이 소박하게 마련되어 있는데 동화댐으로 수몰된 드렝이 사람들이 콩 한쪽도 나누며 살았을 이곳에는 고향으로 태어나고 자랐을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그리움이 있다.

동화댐 아래에는 장안산 줄기에 자리한 아름답고 작은 마을 죽림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3.1운동을 주도했던 백용성 조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그 터의 기운이 보통이 아님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안에는 백용성조사의 업적을 기리고 그 뜻을 이어받고자 생가와 죽림정사가 자리하여 아직도 나라의 번영과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가 열리고 있다.

죽림정사와 맞닿은 곳에 장수물빛공원이 문을 열어 색다른 볼거리와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동화댐 제방 아래에 조성된 물빛공원은 34,017㎡ 면적에 상징분수, 터널분수, 조각분수원, 바닥분수, 워터월, 물꽃정원, 생태연못 등 테마 시설이 들어서 있다.
분수와 조명을 통해 물과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건강한 생태도시를 만들려는 지역의 염원이 들어있다.

□ 장수읍∽덕산계곡가는 길

동화댐의 벚꽃이 꽃비로 하나둘 날릴 때 장수읍∼덕산계곡까지의 약 4㎞ 벚꽃길이 문을 연다. 아름드리 벚꽃터널을 달려 덕산계곡에 도착하면 맑은 물과 원시림을 만날 수 있는데 여기부터 방화동휴양림까지 약 3㎞ 등산로가 완만하면서도 계곡의 징검다리를 오가는 재미가 있어 걷기 코스로 계절에 상관없이 최고를 자랑한다.
중간 중간 큰용소 작은용소가 전설을 담고 기다리고 있으니 기암괴석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지 않을 수 없는 구간이다.

□ 논개생가 삼거리∽주촌마을 가는길

덕산계곡길의 벚꽃잎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촌마을 가는길에 벚꽃이 순차적으로 피어난다.
이 길은 장계소재지를 벗어나 논개생가 삼거리부터 시작되어 논개가 태어난 주촌마을까지 이어지는데 왼쪽으로 대곡저수지를 끼고 벚꽃길을 달리다보면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시원하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꽃길이 끝날 때 즈음이면 논개생가가 나타난다. 선조26년(1593년) 6월 최경회 장수현감을 따라 2차 진주성 싸움에 참전했다가 성이 함락되자 기생으로 가장하여 왜군 승전연에 참석,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와 진주 남강에 투신하여 순국한 겨레의 여인 논개!

의랑루와 단아정, 연못, 논개동상, 논개부모묘, 기념비, 시비 등과 초가로 만든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오솔길을 계속 따라가면 도깨비 전시관과 주촌마을로 이어진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피고 지는 장수의 벚꽃길이 끝이 나는데 주촌마을 길 벚꽃이 아마도 전국의 마지막 피는 벚꽃이 되리라 생각된다.

※ 개화시기 : 동화댐 4월 6일, 덕산계곡 가는길 4월 10일, 주촌마을 길 4월 14일 쯤 예상된다.

□ 5월의 꽃 철쭉
장수에 봄이 4월에 벚꽃이라면 5월엔 철쭉으로 물든다.
장수 봉화산의 철쭉은 번암 성암마을 위 산철쭉 군락지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복성이재에 위치해 주변으로 남원 흥부마을과 아막산성이 있고 번암 동화댐을 비롯해 주변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복성이재(601m) 유래는 임진왜란 때 북두칠성에서 출발하는데 변도탄이라는 사람이 전란에 대비할 것을 상소하였는데 조정에서는 혹세무민이라며 그의 관직을 삭탈했다. 할 수 없이 홀로 북두칠성 중 가장 밝고 큰 복성 별빛이 머문 곳, 복성이재에 터를 잡고 움막을 지었다. 곧 왜란이 났고 그는 복성의 기운을 받아 전과를 올린다. 훗날 조정은 공을 인정해 큰 상을 내렸고 따르는 사람들이 몰려 복성마을이 됐다. 지금의 성암마을이다.
봉화산 철쭉단지는 299.316㎡의 넓은 면적에 분포하며 조성된 데크와 산길을 따라 오르면 철쭉의 바다의 끝에 다다른다.

□ 천오백년 역사의 흔적 봉화대
봉화산의 이름은 쉽게 알아차렸겠지만 봉화대가 위치한 이유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동안 역사에서 조선의 봉화대만 배웠기 때문에 오해하기 쉽지만 무려 천오백년전 장수가야의 국가를 지키고자 만들어진 봉수대 터가 남아있다.
지난해 11월 전북지역의 가야유적을 본격적으로 발굴.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전북가야 선포식’이 열린곳으로 전북 동부권 7개 지역에 퍼져있는 가야유적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뜻으로 천오백년 잠들었던 유적들과 하늘에 고하의 의식이 있었다.
장수군은 장수가야의 훌륭한 유적을 세상에 알리고자 세계유산등재를 준비중에 있다.

봄꽃의 대향연이 펼쳐지는 장수로 더 늦기전에 서둘러 짐 쌀 것도 없이 훌훌 나서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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