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변화를 경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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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로 변화를 경험하자
  • 이경애
  • 승인 2018.05.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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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선거관리위원회 회계주임 이경애
“투표일에 친구가 투표를 하지 않고 여행을 가겠다고 합니다.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고 한번 설득해보세요” 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오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최종면접에서의 아찔했던 기억. 마른 침을 몇 번 삼키고 두서없는 대답을 늘어놓았던 40여분 가량의 시간이 이따금씩 떠올라 얼굴이 홧홧해지곤 한다. 나는 왜 ‘투표를 하도록 설득시켜보라’던 면접관의 질문에 그토록 당황했을까.
지난했던 일련의 상황들 탓이었을까. 국가주요지표 중 투표율 통계표에 따르면 최근 국회의원 선거(46.1%에서 58%)와 대통령 선거(63.0%에서 77.2%) 투표율이 상승하는 고무적인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투표율 상승 그 이면에 여전히 20,30대의 투표율은 50,60대 투표율에 비해 낮은 양상을 보였다.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낮은 정치적 효능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녹록치 않은 취업현실과 이로 인한 무력감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청년층의 낮은 투표율은 그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반영시키지 못한다. 뿐만아니라 투표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나의 정치적 행동이 정치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 이른바 ‘정치적 효능감’을 떨어트리는 것이다.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청년 유권자들의 정치적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동네 공약 우체통’, ‘공약인형 뽑기’ 등의 홍보활동을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공약을 후보자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청년층이 주 고객인 소셜미디어 운영을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유권자의 날과 연계한 ‘선거페스타’를 개최하여 선거가 권리를 누리는 즐거운 축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악순환의 알고리즘을 끊어내는 것은 결국 청년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청년층은 아직 그들의 선거참여가 정치에 변화를 주는 경험을 하지 못한 듯하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에 참여 기회가 덜 주어졌을 것이고, 선거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활발해진 것 또한 근래의 일이기 때문이다. 곧 선거참여의 기회가 주어진다. 다가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로 변화를 경험하기 바란다.
면접관의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던 까닭은 나 또한 한때 무력감에 젖어 권리를 포기한 유권자였던 탓이리라. 어쩌면 이 글은 한 장의 반성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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