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는 축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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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는 축제가 돼야 한다
  • 최재선
  • 승인 2018.05.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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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선/ 시인, 수필가, 한일장신대학교 교수
바야흐로 6.13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여야는 지방선거에 나갈 후보를 대부분 확정하고 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자기 지역 주민을 위해 일할 단체장을 뽑는 선거이다. 지금까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중앙당이 과도하게 개입하여 총선과 같은 분위기로 몰았다. 유권자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후보자 능력이나 정책을 보고 판단하지 않고, 당 간판을 보고 후보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았다.
 과거에는 중앙당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후보자를 공천하였다. 최근에는 당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후보자를 정한다. 이 과정에서 같은 당에 속한 후보자끼리 먼저 경쟁해야 한다. 최근 지방선거에 나갈 후보가 보낸 문자를 많이 받는다. 심지어 거주하는 지역과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가 보낸 문자도 있다. 선거 때가 되면 유권자가 겪는 이른바 ‘문자 공해’이다.
 문자 내용이 지역주민에게 긍정적인(positive) 내용이면 그래도 참을 만하다. 그러나, 대부분 상대 후보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부정적인(negative) 내용 일색이다. 지역주민은 자신이 속한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평소 많이 공유하는 편이다. 상대 후보를 비판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거를 통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겁하게 하는 비난이 된다. 편향된 유권자가 아니면 이른바 ‘인신공격의 오류’를 범한 ‘흑색선동’에 넘어갈 리 없다.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후보자로서 인격이나 품위를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당선만을 위하여 상대 후보를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정치적 공해이자 또 다른 폭력이다. 이것을 그 후보가 속한 선거운동원이 소셜미디어 공간에 확대 재생산하여 유권자를 혼란하게 만든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유권자는 지역발전을 위해 어떤 사람이  어떤 정책이나 대안을 준비했는지에 관심이 있다. 이제 네거티브를 통해 개인적으로 정치적 욕구를 달성하려는 구태를 벗어야 한다.
 이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네거티브에 집중한 후보가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 대학 리처드 라우 교수팀은 1990년대∼2000년대 초까지 여러 선거에서 네거티브를 주 전략으로 쓴 후보자 선거 결과에 대해 분석했다. 이 결과 네거티브를 쓴 대부분 후보자가 낙선했다. 주목할 것은 유권자가 잠시 심리적 충격을 받았으나, 투표할 후보를 바꾸지는 않았다고 한다. 
 『연구와 정치』라는 저널에서, 리엄 멀로를 비롯한 저자는 부정적 홍보에 노출된 시민은 상대 진영 후보나 지지자에게 더 분노하였다. 멀로이는 연구 결과 긍정 전략이 선거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단언하였다. 정치로 국민을 치유하려면, 네거티브에 관한 유혹을 과감하게 극복해야 한다. 후보자는 최대한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미래를 유권자와 함께 의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거 전략이라고 조언하였다.
 완주군은 민선 지자체를 거치면서 괄목할 만큼 발전했다. 이런 발전과 성과의 배경에는 완주 군민의 성숙되고 비판적인 눈이 있었다. 완주군민이라는 자긍심과 지역을 사랑하는 애정을 결합하여 지역발전의 도약대로 삼았다. 완주군민은 다른 지역과 달리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밀어붙인 것을 지금까지 완주군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완주 군민은 완주를 발전시키고 군민의 삶을 행복하게 할 대안을 내놓는 후보를 눈여겨볼 것이다. 상대가 내세운 정책을 합리적으로 비판해야 한다. 미래 발전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막가파식으로 비난을 일삼는 후보는 군민이 표로 심판할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후보자와 유권자가 축제 분위기에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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