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민에게 갈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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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민에게 갈채를
  • 장세진
  • 승인 2018.06.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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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전체 17곳 광역단체장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특기할만하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수도권과 부.울.경을 모두 휩쓴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도 226곳 중 151곳을 차지했다. 가령 25개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24개 지역을 석권했다. 보수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중 강남과 송파 등 2곳을 확보하며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실시 이후 역대 최대 압승을 거뒀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후보의 경북 구미시장 당선은 최대 이변이라 할만하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생지다. 자유한국당에는 성지(聖地)나 다름없는 곳이다. 지금까지 6차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의 후보가  당선은커녕 제대로 후보조차 내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이런 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2곳중 후보를 낸 11곳 전부 당선자를 냈다. 특히 울산 북구의 경우 민주당 출신 후보가 사상 처음으로 당선에 성공했다. 이렇듯 한 번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여러 곳에 입성하는 등 민주당은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역대 최악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광역단체장 2곳과 국회의원 1곳에서만 당선자를 냈을 뿐이다. 바른미래당은 광역.기초단체장.국회의원 어느 선거에서도 당선자가 없다. 특히 서울시장선거에 나서 3위를 한 안철수 후보는 그야말로 깊은 나락속으로 빠지게 됐다. 지난 선거과정에서 문재인.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한 자신의 결단을 새삼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민주평화당은 호남지역 기초단체장 5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그 외 정의당이 정당 투표에서 선전했다. 또 녹색당이 언론(신문)에 오르내리는 등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든 민주당의 압승은 야당 대표들의 줄사퇴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소속 국회의원들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과 함께 국민에게 무릎 꿇는 사과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압승은 일단 “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이슈가 지방선거 전체를 관통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10명중 6명 이상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투표를 해 민주당 압승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런 결과는, 그러나 좀 미스터리한 구석이 없지 않다. 
성추문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낙마를 비롯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의 드루킹사건,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여배우 스캔들 등 악재가 분명한 이슈들이 아무것도 아닌 결과로 나타난 표심이라 할 수 있어서다. 민주평화당 유기상 후보가 민주당 소속의 현직 전북 고창군수를 제치고 당선한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 공천에서 논란이 됐던 전북지역은 고창.장수.정읍.순창 등이었다. 개표 결과 이들 가운데 살아 돌아온 이는 순창군수뿐이다. 유기상 후보의 고창군수 당선은, 이를테면 박우정 후보 부인 갑질의 심각성과 경고를 무시한 공천 강행 대가(代價)인 셈이다. 고창군민들이 표로 응징한 결과다. 고창군민들에게 갈채를 보내는 이유다.
민주당 소속 현직 군수의 당선으로 끝난 순창과 진안의 경우도 사실은 좀 미스터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각각 부인 포함 측근이나 가위박물관 비리가 보도되는 등 심판을 받아야 할 현직 군수들임에도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혹 민주당 쓰나미에 휩쓸린 애먼 표심은 아닌지 아쉽지만, 그런 점에서도 민주평화당 유기상 후보를 당선시킨 고창군민들은 갈채를 받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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