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서 호남 첫 구리 생산유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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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서 호남 첫 구리 생산유적 확인
  • 조민상 기자
  • 승인 2018.07.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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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유적 폐기장·건물지 등 발굴조사, 문헌 기록 '동향소' 실체 드러나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製銅)유적에서 호남 최초의 구리 생산유적이 확인됐다.
발굴조사는 전북도와 진안군,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가 공동 실시했다.
유적에서는 구리를 생산했던 제동로(製銅爐) 2기와 대규모 폐기장, 건물지 1기가 조사됐는데, 유적은 고려시대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판단되나, 삼국시대 토기가 일부 수습됨에 따라 고려시대 이전부터 운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동향면(銅鄕面) 지역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등 문헌기록에 등장하는 특수행정구역인 ‘동향소(銅鄕所)’가 있던 곳으로, 구리 생산유적이 존재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제동로와 폐기장 등이 확인되면서 문헌기록으로만 알려졌던 ‘동향소(銅鄕所)’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은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의 지원 하에 실시된 시굴조사에서 대규모 슬래그 폐기장과 제동로 추정 유구가 확인됐다. 이에 이번 발굴조사는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추정 제동로의 현황과 유적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됐다.
유적은 폐기장 하층에서 수습된 유물로 볼 때, 고려시대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판단되며, 문헌기록에 등장하는 동향소(銅鄕所)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유적 내에서 삼국시대 토기가 일부 수습돼 유적의 운영시기가 고려시대 이전으로 소급될 가능성도 있다.
그 동안 구리를 2차 가공해 완성품을 만든 흔적은 부여 관북리, 익상 왕궁리 등에서 조사된 바 있으나 원석에서 구리를 1차적으로 생산한 유적은 경주 일부지역 외에는 거의 조사된 예가 없다.
이번 진안 대량리 제동유적은 우리나라와 호남지역 구리생산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전북지역 초기철기시대 및 전북가야 유적 출토 청동유물 등의 원료산지와 유통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안군은 “이번 조사 성과를 토대로 추가 발굴조사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유적 정비와 활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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