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이론’과 운전에 대한 생각
상태바
‘치킨게임이론’과 운전에 대한 생각
  • 이진제
  • 승인 2018.08.08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완산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장 이진제
‘치킨게임이론’이라는 국제정치학 이론이 있다. 두 대의 자동차로 마주 보고 달리다 핸들을 꺾어 피하는 쪽을 치킨, 즉 겁쟁이라 부르는 게임에서 유래됐다. 먼저 피하는 쪽이 겁쟁이로 몰리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이 굴복하기를 기대하면서 위험을 감수하다 죽음을 맞기도 한다. 어쩌면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러한 게임을 원치 않는다.
이렇게 상대의 양보를 기다리며 갈 때까지 가다가 파국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게임 행태가 국가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비단 국제정치학 뿐 아니라 도로 위에서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차로를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고 들어가려고 하면 뒤에 있는 차량은 의도적으로 속도를 올리며 차간 거리를 좁힌다. ‘내가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테니까’, ‘사고를 경험하기 싫으면 알아서 피해 가던지’라는 무언의 행동이다. 차량이 정체된 구간에서는 먼저 가려고 앞 범퍼를 내민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똑같이 진행할 경우 사고가 날 것이 분명한데도 양보는 찾아볼 수 없다. ‘나는 사고가 나도 상관없다’ 는 식으로 더 강력하게 들이미는 쪽이 이기는 경우가 나온다. 승자는 기쁨을 만끽하고 패자는 감정이 상하게 된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속도를 줄이고 브레이크 한번 밟아주는 것이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정적으로 운전을 한다면 양보운전이나 방어운전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 작은 접촉사고라도 발생하여 그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손해에 후회하면 이미 늦다. 양보운전과 방어운전은 절대로 도로 위에서의 패자가 아니다. 사소한 것에 서로 간의 용기를 시험할 필요가 없다. 운전은 절대로 게임이 될 수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