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은 국치 아닌 병탄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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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은 국치 아닌 병탄이 옳다
  • 허성배
  • 승인 2018.08.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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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주필
8월은 우리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많았던 달이다. 8·15 광복절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8·15 광복절은 잘 기억해도, 나라를 잃었던 8월 29일에 대해 기억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날은 지금으로부터 108년 전 식민통치가 시작된 치욕의 사건, 즉 경술국치(庚戌國恥)인 한일병탄조약이다. 이 조약은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과 강제로 맺은 조약으로,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넘겨주고 합병을 수락한다는 내용이다. 조약의 공포는 8월 29일에 이뤄져 대한제국은 일본제국의 식민지가 됐다.
일본은 아직도 반세기가 넘도록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은 상태다. 수많은 애국독립투사를 고문 학살하고 인류 인권 말살의 위안부 문제는 인간으로서는 용서할 수 없는 군국주의 만행에 대한 피해 당사국의 분노는 천년이 가도 잊히지 않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36년간 왜구들로부터 겪은 학정은 사인탁안루 기안리출혈 그 통한의 저주는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일본의 자폐적이고 침략적 국수주의 자 들은 일본의 침략전쟁 피해국인 대한민국은 21세기 미래지향적 선린관계를 위해 개방적 자세인 데 반해 가해국인 일본은 결자해지(結者解之)는 커녕 적반하장(賊反荷杖)의 태도를 되돌리고 있어 동북아시아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길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가 들어서 혹시 외교 정책이 바뀔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몽상(夢想)이 되고 말았다.
최근 미국 하원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한국과 일본이 100년 영토분쟁을 하는 독도(獨島)는 한국 땅임이 분명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에 독도가 자기 나라 영토라고 주장하는 인간 백정 같은 악랄한 왜구들을 저주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제의 질곡(桎梏)과 압제(壓制)에서 해방 73주년을 맞는 우리 민족은 당시 반갑잖게 찾아온 것은 38선 남·북 분단과 미·소 점령군의 분할 점령이었다. 해방 후 3년 동안 극렬(極烈)한 좌우 대립과 투쟁을 거쳐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2개 분단 정부가 출범한 것이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나 할까. 엄청난 재난(災難)이 찾아 왔다.
우리는 1950년 6.25 남침전쟁 발발과 함께 3년간 3백여만 명(세계 16개 다국적 UN 참전국 군인 전사자 포함)이 희생되었고 전 국토가 초토화(焦土化)되는 비극을 겪었다. 북한의 남침으로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同族相殘)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딸 그리고 부모를 잃은 수많은 전쟁미망인과 고아들의 고통은 견딜 수 없는 비극(悲劇)이었다.
전쟁에서 요행히 살아남은 이산가족(離散家族)들은 반세기 이상 분단의 고통과 아픔을 간직한 채 하나둘씩 저세상으로 떠나고 있다. 72년 7.4 남·북 공동 성명과 91년 남·북 기본 합의서 채택 그리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채택(採擇)과 4.27 판문점 1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6.12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교류와 통일을 향한 비핵화 종전노력은 부단하게 계속되었지만 뿌리 깊은 상호불신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것도 성사된 것 하나 없이 여전히 원점에 머물러 있다.
그 후 북한은 핵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시도 때도 없이 강행하고 있는데 다 UN 안보리결의 맞아 무시한 채 핵 폐기문제에 대한 국제적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는 가운데 북한은 사거리 5,500km 이상인 핵탄두 미사일(ICBM) 실험을 6차에 걸쳐 강행해 왔다.
이것이 광복 73돌을 맞은 우리 민족의 현주소다. 그러나 지금 우리 민족을 둘러싼 이런 난제 들을 쾌도난마(快刀 亂麻)로 해결할 길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문제는 북한 당국자들이 그 길을 선택하느냐이다. 북한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미래세계의 모습을 그려보아야 한다. 세계가 1989년 동구 공산권 붕괴(崩壞)이래 급속도로 시장경제 원리와 개혁 개방 쪽으로 가고 있다는 현실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릴 예졍인 남·북 3차 정상회담에서는 완전 비핵화로 종전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회담결실을 끝내도록 8천만 민족은 염원 한다.
따라서 북한은 자유와 인권의 범세계적 대조류(大潮流)를 따라야 한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그 대조류는 인류 보편(普遍)의 가치이며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진리요 대세이다. 지금 자본주의 실험을 하는 중국과 베트남은 바로 그런 대조류에 따라 시장경제 원리와 개혁개방을 열심히 함으로써 경제 대국이 되고 있다.
북한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중국 역시 일당 독재가 아닌 다원화(多元化) 되고 자유로운 수정주의(修正主義) 즉 “신생 중국”으로 변모 한 것이다.
광속도(光速度)처럼 빠른 세상 변화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북한이 처한 광복 73돌의 냉엄(冷嚴)한 현실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뒤늦게나마 지금 추진 중에 있는 남·북한이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핵 폐기문제 등 진실한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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