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주기 금융위기설, 한국은 ICT 충언 깊이 새겨야
상태바
10년 주기 금융위기설, 한국은 ICT 충언 깊이 새겨야
  • 허성배
  • 승인 2018.09.30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 주필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은 1984년 남미 외환위기,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촉발한 세계 금융위기 등 약 10년 주기로 세계 위기가 재발한다는 설이다.
올해는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에서 외환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한국 정책과제에 대한 그동안 패널토론은 입맛에 맞는 전문가 의견만 듣는 폐쇄성도 위기타개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금융위기 10년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는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경기 활황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 경제는 여전히 성장률 둔화와 고용 악화라는 정반대 현상을 보인다”며 “또다시 위기를 맞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다 부채 같은 취약 여건은 여전하면서 동시에 경제 기초 여건이 과거와 달리 악화한 상황”이라며 “경제가 순식간에 붕괴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위기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서서히 무너지다 가 어느 순간 이미 위기에 빠져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극복하기가 더 어렵다”고 경고했다.
오정근 한국금융 ICT 융합학회 회장(건국대 교수)도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예사롭지 않다”며 “한국도 2008년 외화 유동성 위기에 이어 다시 위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 교수는 이런 원인에 대해 “정치적 요인도 추가로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성 노조 파업과 최저임금 급등까지 가세하면서 수출이 둔화하면 제조업 위기가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정책이 폐쇄적 탁상공론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미국은 유명한 일부 경제학자와 기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결과 예측할 수 없는 위기를 맞았던 것”이라며 “소득 주도 성장에 치우친 가운데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지연되면 우리 경제만 세계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책 포퓰리즘과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태준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저출산 같은 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근시안적인 한탕주의 정책이 난무하고, 이익집단 정치와 소통 부재만 가득한 현실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라고 꼬집었다.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 재계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교수는 “한국 경제는 실물·금융 모두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대외 위험에 취약하다”며 “중국 외에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다시 맺어 외환 안전판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채희율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고령화·저출산·저금리’ 상황에서 내국인의 국외 투자가 늘고 있는데 이것이 외환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안전핀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우리 외환 부문은 상당히 견실하게 평가되지만 기업가 정신 쇠퇴라든지, 민간 심리 저하가 실물 위기를 불러올 수 있어 총체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경제는 시장경제 윤리와 경제 논리로 풀어야지. 경제 논리를 정치적 요인이 예입될 경우 자칫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금 같은 경제전문가의 충언(忠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