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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도 못건진 추석영화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2018년 10월 11일 (목) 15:53:42 장세진 .
여름 대목이 끝나자마자 영화가는 추석(9월 24일)특선 대결장으로 이어졌다. 9월 12일 ‘물괴’를 시작으로 9월 19일 ‘안시성’ㆍ‘명당’ㆍ‘협상’이 동시에 개봉했다. 여름 대목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없어 한국영화 4편이 격돌하는 모양새였다. ‘킹스맨: 골든서클’이 있었던 지난 해 추석과 좀 다른 대진표다.
한 주 늦은 9월 26일 가세한 ‘원더풀 고스트’를 뺀 4편의 영화들은 제작비 규모면에서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 내지 대작이다. ‘물괴’ㆍ‘명당’ㆍ‘협상’ 세 편 모두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안시성’은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손익분기점은 ‘물괴’ㆍ‘명당’ㆍ‘협상’ 세 편이 각각 300만 명, ‘안시성’은 600만 명쯤이다.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 ‘물괴’는 일찌감치 나가 떨어졌다. ‘물괴’의 관객 수는 10월 9일 기준 72만 1059명이다. 그런데 여름 대목에서도 가장 먼저 개봉한 ‘인랑’이 일찌감치 나가 떨어진 바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인지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들의 일찌감치 나가떨어지기는 신기하기까지 하다.
적어도 일찌감치 나가떨어지지 않은 다른 영화들 성적은 어떨까. 10월 9일 기준 ‘안시성’ 524만 명, ‘명당’ 207만 명, ‘협상’ 194만 명, ‘원더풀 고스트’ 44만 명이다. 10월 3일 ‘베놈’과 ‘암수살인’ 개봉으로 평일 하루 관객 수가 ‘안시성’ 3만 명 대, ‘명당’ㆍ‘협상’이 1만 명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사실상 스코어 경쟁은 끝난 셈이다.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아닌 ‘원더풀 고스트’는 제외하더라도 ‘물괴’ 포함 4편의 추석 영화 모두 본전도 뽑지 못한 참패를 당한 것이다. 그런 점은 ‘안시성’ 4.6%, ‘협상’ 0.6%, ‘명당’ 0.2% 등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예매율(10월 9일 기준)에서도 확인된다. ‘안시성’의 관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손익분기점 600만 명엔 이르지 못할게 확실시된다.
이는 예년엔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가까운 예로 2017년 추석의 경우를 보자. 2017 추석(10월 4일) 대목에 맞춰 개봉한 영화는 ‘범죄도시’ㆍ‘남한산성’(10월 3일)이다. 외화로는 이들보다 1주 먼저 개봉한 ‘킹스맨: 골든 서클’이 있다. 9월 21일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도 추석 연휴까지 관객몰이를 했다.
 ‘역대 추석 연휴에 개봉한 영화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 등 기대를 모은 ‘남한산성’은 흥행실패로 끝났지만, 이미 다른 글에서 말했듯 ‘범죄도시’는  687만 명 넘는 관객 수로 왕대박을 터뜨렸다. ‘아이 캔 스피크’ 역시 손익분기점 180만 명을 훌쩍 넘겨 327만 명 넘는 흥행성공이었다. 외화 ‘킹스맨: 골든 서클’ 흥행 와중에도 거둔 2017추석 한국영화 성적이다.
‘킹스맨: 골든 서클’처럼 관객들을 잠식할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없었는데도 추석 한국영화들이 본전도 뽑지 못한 참패를 당한 것은 역시 대작 쏠림 때문이지 싶다. 특히 사극이 3편이나 추석 대목에 몰린 것은 치명적이라 할만하다. 코미디를 표방한 ‘원더풀 고스트’가 맥을 못춘 것도 얼른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전통적으로 추석 명절엔 사극과 코미디 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예컨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관상’(2013), ‘사도’(2015) 등 사극이 압도적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 흐름이 깨진 건 2016년이다. 시대극 ‘밀정’이 750만 명을 동원한데 비해 320만 명이 손익분기점인 사극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94만여 명에 그쳤다.
제작사나 배급사들은 사극이 강세란 추석 공식이 이미 깨져버린 최근 흐름을 몰랐던 것일까. 자연스럽게 추석 시장 규모가 줄어든 점도 개봉 전략에 포함되어야 했다. 경쟁사끼리 서로 상의하여 개봉일을 정할 수 없는 노릇이긴 하지만, 요컨대 대략 정해져 있는 추석 명절 관객 수에 4편의 한국영화가 격돌해 과부하가 걸리고 제 살 깎아먹기를 한 것이다.
차라리 일부 영화는 여름 시장이나 설 대목에 선보였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가령 513만 명이라는 적지 않은 관객을 동원한 ‘안시성’의 경우 여름방학 기간이라면 학생들이나 휴가중 성인들까지 지금보다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을 것 같다. 사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귀한 경우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움을 추구하는 관객 심리에 어필할만하다.
‘흥행 실패 대작영화들’(전북연합신문, 2018.9.5.)이란 글을 쓴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유감이다. 10월 25일 총제작비 170억 원의 대작 ‘창궐’이 개봉한다. 전통적 비수기라 10월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인데다가 이미 ‘물괴’의 참패를 목격했던 터라 ‘창궐’이 500만 명쯤인 손익분기점을 넘어 흥행을 일궈낼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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