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수 좀 아쉬운 ‘목격자’
상태바
관객 수 좀 아쉬운 ‘목격자’
  • 장세진
  • 승인 2018.10.18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목격자’(감독 조규장)는 2018여름 영화대전에서 가장 늦은 8월 15일 개봉한 영화다. ‘인랑’ㆍ‘신과 함께- 인과 연’ㆍ‘공작’에 비해 제작비 규모가 적어 대작은 아니다. 그리고 4편중 유일한 스릴러 영화다. 8월 22일 상영이 시작된 ‘너의 결혼식’에 밀리긴 했지만, 개봉 다음 날부터 6일간 계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나름 인기를 끌었다.
 ‘목격자’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개봉 4일 만이다. 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11일 만이다. 이는 한국영화 대표 스릴러로 504만 명 넘게 동원한 ‘추격자’(2008)의 개봉 14일째보다 빠른 기록이다. 345만 명 남짓인 ‘끝까지 간다’(2014)보다 1주일, 265만 명 넘게 동원한 ‘살인자의 기억법’(2017)에 비해서도 하루 빠른 기록이다.
다만, 뒷심을 발휘하진 못했다. 10월 11일 현재 ‘목격자’의 관객 수는 252만 4247명이다. 총제작비가 70억 원쯤으로 알려졌으니 손익분기점 200만 정도를 넘긴 선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57개 국에 해외판매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해 흥행성공에 힘이 실리게 됐다. 배급사 NEW에 따르면 ‘목격자’는 8월말 북미ㆍ호주ㆍ뉴질랜드, 9월엔 대만 등지에서 개봉했다.
먼저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 상훈 역의 이성민이다. ‘목격자’보다 1주일 앞서 개봉한 ‘공작’에서도 주연중 한 명으로 등장하고 있어서다. ‘이성민 대 이성민 흥행대결’(서울신문, 2018.8.20.)이란 제목의 신문기사가 있을 정도이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촬영이 겹치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개봉할지 몰랐다”(스포츠서울, 2018.8.17.)고 말했다.
대박은 아니지만, 두 편 모두 흥행성공했으니 이성민으로선 즐거운 비명이 나올 법하다. 실제로 ‘공작’의 흥행 스코어를 통해 한 시름 놨다는 이성민은 “이제 ‘목격자’를 통해 두 시름 놓고 싶다”(앞의 스포츠서울)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왜 안그렇겠는가? ‘보안관’(2016)이후 출연한 ‘리얼’(2017)이 쪽박을 차고 ‘바람 바람 바람’(2018)도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했으니.
사실 ‘목격자’의 252만 관객 수는 좀 아쉽다. 명가로 소문난 맛집에서 잘 차려낸 밥상 같은 영화여서다. ‘목격자’는 승용차 트렁크에 납치한 여자를 실은 채 주유하는 첫 장면부터 안겨준 긴장감을 영화가 끝날 때까지 풀 수 없게 한다. 가령 수진(진경)이 거실 불 켜는 장면이라든가 405호에서 벌어지는 시체 유기를 엿보던중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 등이 그렇다.
하필 내 차와 같은 검정색 그랜저가 범행에 이용되고 있어 개인적으로 좀 찜찜한 것과 별도로 진중한 메시지 역시 영화의 가치를 배가시킨다. 남의 일에 대해 방관하는 ‘제노비스 신드롬’ 극대화가 주는 일종의 학습효과라 할까.  바로 신고만 했더라도 살릴 수 있었던 살인사건 피해자였다는 점에 이르러선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 점은 범인을 초반부터 알게 하는 등 기존 스릴러와 다른 전개방식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령 상훈 주변에 범인 태호(곽시양)를 머무르게해 목격자의 숨통을 죄는 식이다. 예컨대 상훈집 강아지 삐삐를 납치했다 풀어주는 행동의 경고하기가 그것이다. 또 다른 목격자인 405호 서연(배정화)과 조필구(연제욱)를 죽이기도 한다.
범인이 집까지 쳐들어와 목격자를 죽이고 시체를 유기하는 일이 백주대낮에 공동주택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것이다. 나아가 경찰까지 죽이고 있는데도 주민들은 아파트값 하락을 걱정하며 수사 비협조 동의서에 서명한다. 405호 여자 실종 유인물 부착도 방해한다. 그 덕에 범인은 살해 현장에서 유유히 빠져나가고….
서연의 경찰서에 같이 가자는 권유를 강하게 뿌리치는 상훈의 모습이 압권이다. 그 시사성이나 박진감이 오싹할 정도다. 시민들 격투로 범인 잡는 의인 뉴스가 무색할 만큼이다. 아마 그랬던 상훈이기에 그런 결말로 간 듯한데, 그가 범인을 쫓아 산사태와 함께 직접 해결하는 것은 시종 팽팽하던 긴장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듯하여 좀 아니지 싶다. 
다만, 성긴 구성이랄까 디테일 부족은 좀 아쉽다. 가령 405호를 방문했는데, 6층 사는 수진이 문 열고 나오는 장면이 그렇다. 범인이 시체 유기하는 405호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사람을 죽이고 그걸 유기하는 범죄자가 그렇게 허술할 수 있나? 차 트렁크에 묶인 채 누워있던 여자가 문이 열리자마자 범인을 가격하는게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