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탈선 기강해이와 총체적 난맥이 부른 예견된 인재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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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탈선 기강해이와 총체적 난맥이 부른 예견된 인재사고
  • 허성배
  • 승인 2018.12.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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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사고가 최고 시속 100km로 제한된 구간에서 발생했기에 망정이지 KTX 최고 운행 속도인 300km로 달렸거나 열차가 비탈면으로 굴러 떨어지기라도 했다면 초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인재 사고였다.
KTX 열차 선로 이탈 탈선 사고는 최근 3주 동안 철도 사고 10건이 잇따르면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 본사를 직접 찾아 기강 해이를 질책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발생했다.
열차에는 승객 198명이 타고 있었는데 8일 오전 강릉에서 출발한 KTX 열차는 불과 5분 만에 탈선해 기관사와 승객 등 16명이 부상 당했다. 코레일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를 ‘비상 안전경영 기간’으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안전점검을 마친 지 나흘 만에 일어난 사고로 인재로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철도 전문가들은 과연 코레일 경영진이 철도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이 있는지부터 의심할 수밖에 없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사고가 나자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선로 상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며 날씨 탓으로 돌리려는 오 사장의 뻔뻔스런 변명에 승객들의 분노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철도에 대해 ABC도 모르는 이런 사람을 코레일 사장으로 임명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코레일은 올해 초 운동권 출신 코드인사로 지난 2월에 취임한 오 사장은 코레일과 자회사 임원등 무려 35%를 전문성과 관계 없이 편향적 인사경영으로 빚어진 결과다. 잇단 사고 발생도 노사 간 긴장이 풀어지면서 총체적 근로 기강 해이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번번이 무시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고 이틀 후에야 현장에 나타나 조사 결과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오영식 사장은 자진 사임했다. KTX 탈선은 2011년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 사고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도 선로전환기 작동 불량 때문이었다. 신호시스템 이상도 기온 급강하로 일어날 수 있다고 하지만, 영하 10도 내외의 이 정도 한파에 철로에 이상이 생긴다면 겨울엔 영하 40도가 넘는 러시아 등 전 세계가 아예 열차운행을 멈춰야 한다는 말인가?
철도경찰 내사 착수에 따라 그런 경영진을 임명 방치한 윗선의 책임은 없는 것인가? 10일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강릉선 KTX 사고와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임원 등 비전문가 모두를 이번 기회에 모두 교체함으로써 앞으로 이런 인재 대형사고 미연방지책이 될 것이다.
특사경은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고 항공철도조사위원회 등의 사고 원인 조사가 본격화되면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수사는 책임자 규명과 처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 후 코레일의 대응도 언제나 그랬듯 허둥지둥 무성의의 연속이었다. 승객들은 추위 속에 큰 충격과 불편을 겪었지만 승무원들은 대피 장소나 향후 차량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요금 환불 안내만 할 뿐 대체 이동 수단조차 마련하지 않아 승객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우리는 지난 1960년 1월 26일 서울역 지하도계단에서 발생한 승객 31명이 압사하고 수백명이 부상당하는 인재사고와 2015년 메카 미나라는 도시에서 무슬림의 성지순례 때 돌을 던지는 의식에서 7백여 명이 압사한 사실 그리고 2005년 10월 3일 경북 상주시민 운동장에서 문화방송 가요 콘서트에 몰려든 관객 11명이 압사하고 70여 명이 부상한 사실을 상기 하면서 관계당국은 철저한 재난예방에 사전점검은 물론 특히 국토교통부는 이번 코레일 탈선사고를 거울삼아 안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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