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 최열 선생의 전시서문 중에서
우리에게 ‘서양’은 제국의 황혼과 식민의 여명을 거쳐 ‘근대’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그런 까닭에 우리에게 ‘근대’란 곧 ‘서양’이었고 ‘근대화’란 곧 ‘서구화’였으며 ‘조선’은 ‘과거’였고 ‘서양’은 ‘미래’였다. 우리의 근대는 그렇게 시작했다. 그 풍경은 2018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보여주는 한양 풍경처럼 꼭 그만큼 화려하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것이었다.
근대란 ‘미스터 션샤인’에서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역사 사실이고 또한 가슴 저린 나의 이야기다. 그러므로 근대란, 근대미술이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떠나간 오빠와 누나 이야기와도 같은 것이어서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는 그 무엇이며 언제나 해도 해도, 봐도 봐도 끝이 없는 즐거움 바로 그것이다.▲‘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전은
예술의 핵심은 만남이고 소통이다. 정읍시립미술관은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2015년 10월 24일 개관한 전라북도 최초의 시립미술관으로 그간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해왔다. 개관 이후 처음 기획된 특별전시로 이번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전을 통해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근현대 대표작가들의 명작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문화로 소통하는 정읍시립미술관의 브랜드텔링을 완성하고자 함이다.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 전시의 의미
이번 전시는 미술교과서에서만 보던 한국근현대명화의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근현대를 상징하는 명품들이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백남준 등 초중고미술교과서에 나오는 한국근현대 대표작가의 회화, 한국화, 조각, 입체, 미디어 작품 등 총 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역사와 예술이 만나는 뜨거운 현장, 격동의 근현대사를 헤쳐나간 예술가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전시
작가들의 면면도 화려하고 풍요롭다. 한국 현대미술의 고전이 된 김환기, 화강암같은 고졸한 질감으로 한국적인 미감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박수근, 전설이 된 비운의 화가 이중섭, 조선 최초 여성화가로 시대를 앞서간 신여성 나혜석, 한국적 인상주의를 구축한 오지호, 조선이 낳은 천재화가로 불리는 이인성, 민중미술의 전설 오윤, 그림만큼이나 화려하고 비극적인 삶을 산 천경자, 미디어아트의 아버지 백남준 등 이름만으로도 미술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작가들의 역작을 만날 수 있다.
-한국화를 넘어 한국화로:전통의 계승과 혁신
-새로운 표현의 모색:동시대미술의 다양성
유진섭 시장은“2019년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에 정읍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시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작가명화’展을 개최하게 됨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올해 정읍방문의 해를 맞이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이번 특별기획전시를 통해 그들의 예술적 감성을 함께 공감하고 예술적 교감을 이루며 관람객과 우리 시민들의 삶의 질이 더욱 풍성해지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고 밝혔다.
우리에게 ‘근대’란 여전히 진행형의 이야기다. 또한 오늘날 동시대 우리들이 있을 수 있는 디딤돌이며 토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격동의 역사를 온몸으로 맞으며 독자적인 자기세계를 구축한 예술가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정읍시립미술관을 방문하는 많는 시민들과 관람객들이 우리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한국 근현대미술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오는 4월 20일까지 석달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리는 전시는 무료입장이며, 기간 중 매주 월요일과 설날 당일, 2월 7일은 휴관한다.
미술관은 본 전시 외에도 일반 시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연계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미술관 1층 뮤지엄교육실에서는 레터링 도안 위에 색칠하기로 나만의 명화를 완성하는 ‘내가 만드는 명화’, 미술관 2층 라운지에서는 거대한 밑그림이 그려진 벽면에 스티커로 함께 완성하는 ‘함께 만드는 명화’를 무료로 운영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정읍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jeongeup.go.kr/cultur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