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의식, 부정부패 막는 자물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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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의식, 부정부패 막는 자물쇠
  • 김철호
  • 승인 2019.04.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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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위 김철호
조선 중기의 학자였던 이지함이 선조 때 포천 현감으로 부임했다. 그런데 그의 행색은 매우 초라했다. 옷은 삼베옷에다가 짚신을 신고, 다 헤어진 갓을 쓰고 있었다. 고을 관리들은 새로 부임하는 현감인지라 정성을 다하여 진미를 갖추고 저녁상을 올렸는데 현감은 한참을 살피더니 젓가락도 대지 않았다. 관아의 아전들은 아마도 상이 시원치 않아 그런가 보다 하고 부랴부랴 더 좋은 음식을 마련하고는 두 번째 상을 올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상을 물리며 말했다. “먹을 게 없구나.” 당황한 아전들은 두려워 떨며 뜰에 엎드려 죄를 청하였다. “고을에 특산품이 없어 밥상에 별미가 없습니다.” 이때 이지함은 온화한 얼굴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라 백성들은 생계가 곤궁한데, 그런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게 그저 두려운 생각이 들어 상을 물린 것뿐이요. 우리가 넉넉하게 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오? 그건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하기 때문이오.” 그리고는 아전에게 보리밥과 시래깃국을 가져오게 하여 부임 첫날 식사를 마쳤다.
훈련원 감독관으로 관직생활을 시작한 이순신 장군에게 병조정랑 서익이 자신의 친지를 특진시켜 달라고 찾아왔다. 이순신 장군은 뚜렷한 공로도 없이 승진하는 건 국가 법도에 어긋나며 응당 승진해야 할 사람이 승진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며 거절하였다. 한번은 직속상관인 전라좌수사 성박이 거문고를 만들고자 객사 뜰 앞의 오동나무를 베라고 하였고, 이순신 장군은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니 벨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순신 장군은 청렴한 행동으로 상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파직을 당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청렴의 길과 부패의 길. 어느 길을 걷느냐에 따라 흥망은 갈릴 수 있다. ‘청렴 의식’은 부정과 부패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자물쇠다.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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