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치즈 아버지' 지정환 신부 영면…향년 8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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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즈 아버지' 지정환 신부 영면…향년 88세
  • 이기주 기자
  • 승인 2019.04.1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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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유로 국내 첫 치즈 만들어…평생 장애인복지 헌신
우리나라 '치즈 대부'로 불리는 지정환 신부가 지난 13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다. 고인의 노력 덕분에 임실군은 국내에서 '치즈의 고장'으로 불리게 됐다. 벨기에 태생인 고(故) 지정환 신부는 1959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뒤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가 됐다. 가난한 지역민을 돕기 위해 고심하던 그는 치즈를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지 신부는 벨기에 사는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아 임실에 허름한 치즈공장을 세웠다. 이후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오가며 치즈 기술을 전수받았다.이런 노력 끝에 1969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양유를 사용해 치즈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내 첫 치즈인 '임실치즈'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임실치즈는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특급호텔에 납품될 정도로 유통망을 넓혀갔다. 치즈 생산이 안정기를 찾자 지 신부는 공장 운영권과 소유권을 모두 아무런 대가 없이 주민협동조합에 넘겼다.이후 고인은 전주와 완주 등 전북지역 복지시설을 오가며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 여생을 보냈다. 정부는 국내 치즈산업을 일구고 평생을 장애인 복지에 기여한 공로로 2016년 지 신부에게 한국 국적을 부여했다.고인의 빈소는 전주 중앙성당 소강당에 마련됐으며, 장례미사는 16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지 신부는 전주시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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