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7’
상태바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7’
  • 장세진
  • 승인 2019.05.06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장세진
KBS ‘아이리스2’(2013), SBS ‘미세스 캅2’(2016) 등 띄엄띄엄 있어온 시즌제 드라마가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먼저 최근 종영한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과 tvN ‘막돼먹은 영애씨17’이 있다. 지금 방송중인 JTBC ‘으라라차 와이키키2’외에도 5~6월 전파를 탈 예정인 OCN ‘보이스3’과 MBC ‘검법남녀2’ 등도 있다.
시즌제 드라마가 예전보다 늘어난 것은 채널과 플랫폼의 급증으로 인한 방송 환경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드라마 홍수시대에서 나가떨어지지 않기 위해 이미 검증된 전작의 속편을 제작하는 것이다. 고정 팬 층을 믿고 현상유지라도 하려는 방송사 계산 속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봇물을 이루지만, 전작처럼 다 흥행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2월 8일 시작, 4월 26일 종영한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17’(이하 ‘막영애17’)은 일단 대단한 드라마다. 2007년 4월 20일 첫 방송한 이래 12년 동안 이어진 명실상부한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여서다. 지상파까지 통틀어 시즌 17까지 방송된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박수부터 보낸다.
2017년말 필자가 펴낸 방송평론집 ‘TV 꼼짝 마’에는 모두 4편의 ‘막돼먹은 영애씨’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글은 그 이후 쓴 ‘판타지로 전락한 막돼먹은 영애씨16’(한교닷컴, 2018.1.26.)에 이어 여섯 번째 쓰는 ‘막돼먹은 영애씨’ 이야기다. 이를테면 같은 드라마를 여섯 번이나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역사적인 작품인 셈이다.
12년에 걸쳐 17탄까지 계속된 시즌제 드라마이다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높은 시청률이 받쳐주지 않으면 12년 연속 방송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막영애17’ 관련 보도는 이경영 출연 기사외 집에서 구독해 보는 9개 신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막영애16’ 관련 보도가 지상파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많은 편이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다소 의아한 일이다.
‘막영애17’은 12부작으로 방송되었다. 16~20부작이었던 전작들에 비해 방송횟차가 줄어들었고, 매주 금요일 밤 11시 주 1회 방송되었다. 시리즈 14~16이 주 2회 미니시리즈처럼 방송된 것과 다른 편성이다. 또한 인기리에 방송된 SBS ‘열혈사제’와 조금 겹쳐 두 드라마를 동시에 본 시청자들로선 다소 불편이 따른 편성이었다.
첫 방송 2.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같음.)대로 시작한 ‘막영애17’은 최고 시청률 3.0%대를 찍었다. ‘막영애16’의 마지막회 3.5%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평균 시청률 2.6%대를 보였으니 여전히 고정 팬 층의 인기를 누린 셈이라 할 수 있다. 보통 1%대만 되어도 성공으로 간주되는 케이블방송 시청률이어서다. ‘막영애18’ 소식이 전해진 것도 일단 그래서이지 싶다.
‘막영애17’은 마침내 이승준과 결혼한 영애(김현숙)의 워킹맘 이야기다. 먼저 낙원사 새 사장에 정보석, 웹툰작가 이규한(이규한) 조수 역의 연제형, 경리사원 나수아 역 박수아가 새로 합류했다. 이경영이 새 사장으로 출연한다는 스포츠서울(2018.12.20.) 보도가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것과 다른 출연진이다. 
어쨌든 강원도로 내려갔던 영애가 다시 낙원사 일을 하면서 아이 키우기는 승준의 몫이 된다. 아예 육아휴직을 낸 채다. 한국에서 워킹맘의 아이 키우기가 얼마나 어렵고 고통인지는 ‘82년생 김지영’ 같은 소설을 통해서 드러난 바 있지만, 박진감 넘치는 일상적 리얼리티로 공감을 자아내던 그런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사실 언젠가부터 썩 와닿지 않는 ‘막영애’ 이야기가 이번 17에서도 느껴진다. 가령 아무리 술취했다지만 규한과 수아 같은 청춘남녀가 버스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잠을 잘 수 있는지(7화) 의아스러운 식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상자속 내용물이 쏟아지거나(8화) 윤서현보다 체격이 큰 정지순이 그의 팬티를 입은(12화) 따위 억지도 좀 거슬린다.
“이런 저렴한 오해는 처음”(1화) 같은 참신한 언어구사와 달리 발음상 오류는 또 다른 문제다. 예컨대 제8화의 ‘깨끗이’ 발음을 들어보자. 제형은 “깨끄시 씻는데”라며 제대로 발음하는데, 승준은 “아빠가 깨끄치 소독해줄게”라 말한다. 또 “저시(젖이→저지) 새고 난리야”(3화), ‘가르쳤고만’ 해야 할 것을 “반대로 가르켰고만”(10화)이라 말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케 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