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제고 없인 뒤처진 성장 전망, 한국 경제 장래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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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제고 없인 뒤처진 성장 전망, 한국 경제 장래 어둡다
  • 허성배
  • 승인 2019.05.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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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제시했던 2.6%에서 2.4%로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3월에 내놓았던 2.6% 성장 전망을 같은 날 2.4%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로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앞다퉈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은 다른 나라들과 대비된다. OECD는 한국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반대로 미국 경제에 대해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높였고, 유로존에 대한 성장률 전망도 1%에서 1.2%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원인을 세계 경제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OECD는 `2019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노동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한국은 2018년부터 2년 동안 최저임금을 30% 가까이 인상했는데, 이는 노동생산성 증가 폭을 크게 웃돈다.
생산성이 정체돼 있는데 임금을 대폭 올리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는 낮은 생산성을 장시간 노동으로 보완해왔는데 이제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옛날 방식으로 하기도 힘들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7년 기준 34.3 달러로 OECD 36개 회원국 중 29위에 그친다. OECD 상위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 생산성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생산성이 그중에서도 특히 떨어진다. 그동안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왔던 학국 경제의 창백한 민낯! 우리는 모두 자성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거듭나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다,
KDI는 이런 생산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2020년대에는 평균 성장률이 1.7% 선으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용 없는 성장`을 놓고 이런저런 논란이 제기 돼 왔지만, 성장이 멈췄을 때 한국 경제가 고용·세수·복지 등에서 겪어야 할 충격은 훨씬 파괴적이다.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선 조기에 재정을 집행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단기 처방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는 가운데 이처럼 돈을 푸는 정책에만 기대게 되면 성장 활력 제고 효과는 미미한 가운데 재정과 가계 건전성만 떨어질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생산성을 높여야 하고 그러려면 산업 구조조정, 규제개혁, 노동시장 유연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더욱 장기적인 시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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